사실 너무 멀거나 너무 가까울 경우 우리는 그 실체를 한눈에 금방 알아채기는 상당히 어렵다.
특히 공직자의 경우 관행인지, 습관인지 모르지만 뻔히 아는 일임에도 무감각하게 지나쳐버리기 일쑤고 또한 이를 지적하노라면 무조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지도단속을 펼치는 부서의 공직자가 자신의 일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업소 지도 단속을 나간다면 형평성의 논란으로 빌미가 제공되고 공권력은 힘을 잃을 것이다.
최근 본지에서는 지난 1993년 허가를 득해 동두천 시청사 한켠에 설치한 세차장이 허가당시에는 법률적으로 하자가 없는 상태로 방지시설과 배수처리시설을 완비했으나 전무한 관리로 인해 시설물들은 파손되고 고물로 변해, 혈세낭비와 더불어 막혀버린 폐수배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본보 2월28일자 18면 게재>
이 문제는 언 듯 생각하면,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공직자들이 시간에 쫓겨 수시로 움직이는 관용차의 세차를 위해 부득 청사내에 설치했으나 1년에 50만원의 턱없는 관리비용으로 도저히 관리자를 둘 수 없는 상황이었으며 하루 이틀 방치하다 보니 각종기기는 녹슬고 못쓰게 될 수밖에 없었다는 변명이나 입장을 받아들일 수 도 있다.
또 “우리끼린데 뭘 ” “떡장수가 떡 하나 먹기를...”하고 눈감아줄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 어떤 세상인가.
경제를 돌보는 나라님들이 신조로 삼아야할 청백리를 어디론가 다 던져버리고 자신의 속주머니 채우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줄서기에 온신경이 집중됐으니 대외경쟁력은 당연히 바닥으로 추락했고 경제는 곤두박질 쳐있다.
아마 자신들의 가정경제는 최상부흥으로 튼튼한 반석위에 다 살길을 마련해 놓고 있지 않았을까.
모두 그런 것은 절대 아니겠지만, 이미 이런 일을 익히 들어온 주민들은 정계를 위시해 교육계, 법조계, 행정 등 대부분의 공직자들을 선택받은 권력자로 치부하며 의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정이 이럼에 공직자들의 행동은 전보다 더욱 일률적이고 모범적이어야 한다.
상황과 경우에 따라 차등을 두고 벌칙이나 과징금에 차등이 있어선 더욱 안 된다.
시 청사내 세차장을 허가한 시 환경보호과는 일반 업소의 지도단속도 함께 하고 있지 않은가. 청사내의 세차장은 법위에 군림하며 아무런 제재 없이 방치하면서 일반 위반업소에 대해서는 준엄한 심판으로 무서운 철퇴를 재량껏 휘두른다면 누가 순순히 인정하고 받아들이겠는가.
정작 자신들의 앞마당에 있는 문제투성이 세차장은 보이지 않고 일반인들의 불법만 보인단 말인가, 만약 시청을 방문한 주민들이 우연히 이런 모습을 목격했다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주민들의 눈도 의식해야하지 않을까.
옛말에 “가랑잎이 솔잎더러 바스락거린다고 한다”는 속담이 있다. 먼저 자신의 허물부터 잘 살펴본 다음 지도단속을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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