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의 떼거리 문화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4-25 19: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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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선(의정부 주재) {ILINK:1} 의정부시의회가 전에 없던 이례적인 보도자료를 기자의 메일로 보냈다.

그것도 일부 몇 기자에게만, 아마 무슨 선전포고를 하려는 것 같았는데, 도대체 꿍꿍이를 잘 모르겠다.

혹시 일이 확대되는 건 좀 껄끄럽고, 그렇다고 몰래하자니 나중이 켕기고, 결국 명분만 만들기 위해 보내진 보도 자료가 아닐까 추정해본다.

의회에서 보내온 보도 자료는 사실 별것은 아니다.

“의정부시에 있는 토지 중 10년 이상 된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인 금오동 버스터미널과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용현동 솔뫼 초등학교 앞 완충녹지 등 13곳을 방문해 현 시점에서 시설별 필요성을 확인한 후 올해 추진 중인 ‘의정부시 도시관리계획 정비용역’에 다시 검토를 맡겨 재산권행사와 효율적인 예산집행을 집행부에 요구할 계획”이라는 내용이다.

위의 내용으로만 봐서는 의원들이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한 것처럼 보인다.

그것도 의원이 무려 8명이나 동원해 현장을 방문한다는 것은 대단히 적극적인 의정활동으로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례적인 의원들의 행보에는 포석이 깔려 있었다.

다름 아닌 동료 의원인 의정부시의회 A 의원을 구하기 위함이라는데, “A 의원은 자신 소유의 토지인 용현동 완충녹지에 임대를 주고 세입자는 5개동의 식당과 2개동의 주방 등 216㎡를 불법으로 축조한 후 영업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주민들의 고발로 인해 요즘 언론에 뭇매를 맞고 있다.

그래서 동료 의원인 A 의원의 토지를 과거 실행했던 도시계획은 현실적으로 잘 맞지 않아 불필요하다는 유권해석을 만들고 집행부를 힘으로 밀어붙여 완충녹지에서 구해주기 위함이라는데, 잘 될지 모르겠지만 이런 일을 해결하기 위해 속된말로 ‘우르르 떼거리’로 몰려다닌 다는 것은 보기에도 안 좋을 뿐더러 의정부시 의원들이 요즘 할 일이 별로 없음을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는 운동경기 중 종종 상대방을 유인해 속이는 페인팅 플레이를 많이 보아왔다.

의정부시의회 의원들의 이번 보도 자료나 단체행동은 아마 페인팅 모션이 할리우드액션으로 드러난 것이 아닐까.

어찌 보면 ‘의회의 떼거리’가 동료 간 우의가 돈독하고 의리가 넘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앞으로 튀게 될 불똥이 자신들에게도 오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는 수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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