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서갱유, 검토해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5-06 19: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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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선(동두천 주재) {ILINK:1} 분서갱유(焚書坑儒).

중국 진(秦)나라 시황제(始皇帝) 집권시절 있었던 엄청난 사건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글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도 두렵고 무서운 말이지만 가끔 언론이나 문화가 말살될 때, 혹은 비장한 각오로 지난날을 청산할 때 쓰이기도 한다.

이 말은 기원전 221년, 6개국을 평정하고 천하를 통일한 진시왕이 자신이 펼치고 있는 중앙집권제에 반대하는 유생 460명을 생매장하고 농업과 의약 등 몇 가지만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서적을 불태운 데서 기인됐다.

지난달 있었던 4.25보궐선거에서 당연히 당선될 것이라는 한나라당 후보를 1000표 이상 따돌리며 동두천 시장에 무소속 오세창(55)후보가 당선됐다.

이번에 치렀던 동두천시장의 보궐선거는 경기도 가평과 양평 재선거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가평은 지역축제를 열면서 주민들에게 무료로 입장권을 배부한 것이 문제가 됐으며, 양평의 경우는 오찬 때 모였던 공무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는 이유로 선관위에 고발됐다.

위의 두 사례는 그래도 열정이 앞선 선거법위반이 문제가 됐지만 동두천의 경우는 전적으로 다르다.

2명의 전전시장 모두가 임기 중 금품수수로 구속수감 되면서 공석인 자리를 메우기 위한 투표였기에 후보자나 유권자나 대놓고 떠들 일은 아닌 듯 싶다.

동두천시는 전체면적 중 임야가 66.94%로 산을 빼고 나면 쓸 만한 땅은 30여%에 불과하나 이것 또한 수도권정비법, 농업진흥구역, 군사보호구역, 미군공여지 등 각종 규제에 묶여 사실 맘 놓고 개발하기에는 너무도 좁은 땅덩어리임이 분명하다.

입장이 이럼에도 그동안 시행한 대형 프로젝트마다 뇌물설이 꼬리를 물고 따라붙어 결국 오늘에 이르렀다는데, 드러난 게 그 정도니 우리가 모르는 그 무엇은 얼마나 많겠는가, 이번에 당선된 오시장의 어깨는 정말 무거울 것이다.

어떤 시민단체의 말이 생각난다.

“당선된 오시장은 이제 동두천시민의 뜻을 분명 헤아려 그 동안 고여 있던 썩은 물을 과감히 거둬내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처럼 과거 시장들과 함께 뇌물로 얼룩졌던 대형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시행했던 옛 동지들을 정리해야 할 것이다.”

혹시 “정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면 기원전 진나라 시왕이 행했던 분서갱유(焚書坑儒)도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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