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고까지 손대는 의료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6-14 16: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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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선(의정부 주재) {ILINK:1} 얼마 전 의정부 2동에 소재한 의정부도립의료원이 주차장 일부를 없애고 그곳에 약 20여 평의 조립식 판넬 건축물을 축조한 후 편의점으로 임대했다.

이런 행위에 대해 맨 처음 불만의 목소리를 낸 사람들은 인근 상인들이었다.

상인들의 불만은 수십 년간 의료원 하나보고 소매점을 운영해왔으나 하루아침에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이 생겨나니 앞으로의 생계가 막막하다는 것인데 일이 이쯤 되면 어찌 불만의 목소리가 표출되지 않겠는가.

사실 웬만한 의료원에는 매점이나 식당, 영안실 정도는 다 갖춰져 있으며 직영을 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일반에게 공개입찰로 임대를 주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의정부 의료원의 편의점하나 들어선 것에 대해선 오랫동안 갑론을박 하고 싶지는 않다.

또 자본주의 경쟁체제에서 편의점, 소매점, 식당이 몇 개가 더 생겨난다고 한들 뭘 어찌하겠는가. 망하고 흥하고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지 않은가.

하지만 문제는 국익을 위한, 도민을 위한, 영세한 서민을 위해 만들어지고 운영되어지는 국영병원이 또 매년 60억원 이상의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오로지 국민의 건강을 위해 존재하는 도립의료원이 어찌 사소한 서민들의 민생고까지 손대며 임대업에 나섰냐 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수원에 있는 경기도립의료원 본부에서는 이런 사실을 보고받은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의정부 의료원이 자체적으로 계획해 주차면 2곳을 없애면서 까지 편의점 임대사업계획을 추진했다는 것은 인근 상인들뿐만 아니라 이 사실을 전해들은 대다수 시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국·도립의료원은 전국적으로 32곳. 이곳들에서 발생하는 적자는 매년 6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중 경기도에 있는 의료원은 6곳으로 역시나 모두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그만큼 큰 손님들은 발길을 끊고, 이용객들은 대부분 영세민으로 그것도 한꺼번에 몰릴라치면 병상이나 시설이 부족하거나 의료진이 취약해 여러 가지 사고가 꼬리를 무는 등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국립의료원의 실태 속에서 가장 효자노릇을 하는 것은 아마 영안실일 것이다.

대부분 국공립의료원 영안실은 위치가 좋아서인지 국립이라 그런지 항시 만원으로 조문객들이 북적이고 있지 않은가.

영안실과 맞물려 식당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품목이며 매점역시도 같은 기능을 하고 있기에 이런 부수적인 영업품목들로 겨우 버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의정부의료원처럼 주차면 2곳을 없애면서 까지 편의점을 설치하니 이런 말이 안 나오겠나.

며칠 전 경기도 수원에 있는 도청 앞에서는 경기도립의료원 산하 6개 지부 노조원을 주축으로 한 전국보건의료노조 소속 노조원 300여명이 집회를 열었었다.

집회내용은 경기도내 6곳 도립의료원들의 하나같이 시설이 낙후되고 병상 또한 턱없이 부족해 환자들과 직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인데, 이런 문제를 해결키 위해 노조원들이 직접 팔을 거둬 붙었다는 것이다. 시민들을 위해 의료원 직원들이 바쁜 와중에서도 시간을 내 목소리를 높인다하니 잘되기를 바라며 어찌 싫다고 하겠는가.

하지만 입장을 피력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료원의 병폐와 문제점들을 스스로 찾아 해결하려는 마음가짐이 더 필요할 것이며 ‘부패의료원’이라는 불명예를 깨끗이 씻는데 더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의료원 내 비싼 장례식장 운영은 오랜 과거부터 각종 물의를 일으켜 오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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