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적으로 고통받는 강북구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9-02 17: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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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호(정치행정부) 크고 작은 공사와 관련해서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공사로 인한 소음과 분진 등의 주민 피해다. 문제는 대부분의 공사 현장 민원이 구청의 행정 편의주의에 의한 무분별한 허가와 관리감독의 부실로 비롯되는 것이라는데 있다.

최근 문제가 된 강북구 미아2동의 환경개선지구 공사 역시 그렇다. 지난 2006년 11월부터 시작된 공사는 삼양빌라 1동을 두고 구청 측이 전면과 뒷면, 옆면의 대지를 한꺼번에 재건축 허가를 내주는 바람에 동시다발적으로 공사가 시작돼 주민들이 각종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실제 공사현장은 해도 너무해 보였다. 안전장치가 전혀 돼 있지 않은 상태로 빌라 창문 밖에서는 손이 닿을 정도의 거리에서 크레인이 철근을 하역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4m 간격의 골목 비탈길에 엉성한 나무 지지대로 지탱하고 있는 크레인은 그나마 바퀴가 바
닥과 떨어져 공중에 붕 떠 있어 보기에도 아슬아슬한 곡예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어제까지 있었다던 시멘트 하역작업을 증명하듯 빌라 난간은 물론 내부 복도까지 분진이 뽀얗게 쌓여 있었다. 진입로 역시 1군데라서 각종 중장비와 덤프트럭이 주민들이 통행조차 어렵게 가로막기가 일쑤고 그나마 도로지반도 그 무게로 인해 내려앉아 훼손된 상태다.

현재 3군데 공사가 진행 중이고 2군데의 공사가 준비 중인 이곳 주민들의 고통이 언제 끝나리라는 기약도 없는 상태다.

상황이 이런데도 주민들의 3~4차례에 이르는 민원을 강북구청은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

주민들은 구청에 전화를 하면 담당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전화를 돌리기 일쑤라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었다. 기자가 전화통화를 한 담당자는 합법적임을 강조하며 노후 주택이라 어쩔 수 없다는 변명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주민들의 항의에 대해 민원 같지도 않은 민원이라며 자기들만 피해받는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님비현상으로 치부, 적법한 것이니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었다.

주민피해는 아랑곳 하지 않은 채 합법의 잣대만을 들이대는 강북구청, 힘없는 주민들에게 시공사와 함께 법을 무기로 희생을 강요하는 상황에서 과연 누구를 위한 환경개선인지 구청 안내전화에서 들려오는 ‘행복을 만드는 강북’이란 멘트가 어리둥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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