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캡틴… 박지성, 대표팀 은퇴

관리자 / / 기사승인 : 2011-01-31 01:01: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기자회견 열어 공식 발표… “내 후계자는 손흥민·김보경”
“이번 아시안컵 가장 아쉬워… 3~4년정도 현역으로 뛸 터”
‘캡틴’ 박지성(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11년 간 달고 있던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박지성은 31일 오전 11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대표팀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박지성은 기자회견에 앞서 내놓은 자료를 통해 “국민과 축구팬의 사랑과 성원을 아낌없이 받은 저로서는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아시안컵 종료 시점을 통해 제 대표팀 활동에 대한 행보를 정리해 말씀 드리기로 하였기에, 금일부로 대표팀에서 은퇴하기로 했음을 조심스럽게 밝힌다”고 은퇴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이어 박지성은 “국가를 대표하는 축구선수로 활동하는 것은 무한한 영광이며 자랑이었다”며 “팬 여러분의 사랑과 관심으로 축구선수로서 많은 영광과 행복을 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은 “성장세에 있는 선수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했다. 구자철(22. 제주), 지동원(20. 전남), 손흥민(19. 함부르크)과 같은 축구에 대한 능력과 열정, 잠재력을 보여주는 많은 후배들이 있다. 그들이 큰 경기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것은 선배 된 선수로서의 도리다. 2002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제가 성장할 수 있었듯이, 후배들에게도 좋은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은퇴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박지성은 “대표팀 주장과 관련한 부분은 감독께서 결정하는 부분이지만, 저 외에도 주장 자리를 훌륭히 수행할 수 있는 선배와 동료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은퇴에)무리가 없다”면서 “어느 누가 주장역할을 수행하더라도, 대표팀 내 소통의 원활함과 팀원간의 응집력은 변함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성은 “저는 오늘 대표팀 은퇴 발표를 통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뛰는 그라운드를 떠나지만, 항상 한국 축구를 생각하며 또 다른 방향을 통해 기여할 수 있도록 새롭게 도전할 것이다. 설사 그 도전을 통해 지금보다 더욱 힘들고 험한 여정을 가야 할 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성취하도록 하겠다”며 팬들의 성원을 부탁했다.
다음은 박지성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은퇴 이유는.
●…아직 이른 나이라는 점은 알고 있지만, 지금이 최적의 시기라는 판단하에 대표팀 은퇴를 결정했다. 결정을 이해해 주신 축구협회 관계자 및 조광래 감독께 감사드린다. 대표팀에서 받았던 사랑을 다 보답할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도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도록 하겠다.

-어떤 선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은가.
●…많은 분들께서 판단하실 문제다. 하지만,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는 순간에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많은 동료, 코칭스태프, 팬들이 보기에 저 선수가 그라운드에 있어 믿음이 간다는 생각을 받았다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찬사라고 생각한다.

-만약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한시적으로 복귀해달라는 제의가 온다면 응할 것인가.
●…지금 현재로서는 대표팀에 다시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대표팀이 좋은 결과를 얻어 브라질월드컵에 나간다면, 당연히 열심히 뛰어 결과를 만들어낸 선수들에게 기회가 가야 한다. 그 선수들에게 월드컵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은퇴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개인적으로 지금 내가 물러나야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오고 대표팀이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자신의 뒤를 이을 재목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많은 어린 선수들이 좋은 기량을 갖고 있어 뛰어난 활약을 펼쳐줄 것이다. 굳이 내 포지션에서 고르자면, 이번 대회에서 많은 활약을 펼친 손흥민이 잘 해 줄 것 같다. 남아공월드컵, 아시안컵에서 함께 했던 김보경에게도 기회가 올 것으로 본다. 포지션상 두 선수가 가장 유력하다고 본다.

-대표팀이 아닌 현역 은퇴는 언제라고 생각하나.
●…굳이 언제 은퇴한다고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최소한 3~4년 정도는 뛰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11년 동안 대표팀에서 뛰었는데, 가장 기뻤던 순간과 아쉬웠던 순간은.
●…처음 대표팀에 발탁됐다는 소식을 들었던 때와 2002한일월드컵 때가 가장 기뻤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이번 아시안컵이다.

-주장으로서 남아공월드컵과 아시안컵을 경험했다. 주장 완장을 차기 전후 느낌은.
●…주장인 것과 아닌 것의 차이가 크다는 점을 많이 느꼈다. 이전에 선배들이 너무 많은 고생을 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차기 주장도 자기 자신을 잘 제어해서 본인뿐만 아니라 팀 전체의 능력도 끌어올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대표팀 은퇴를 두고 희생이 유독 강조된 것 같다.
●…그런 것이 한국 축구가 세계무대에서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희생이나 포기하지 않는 근성은 한국 축구뿐만 아니라 모든 한국인이 갖고 있는 정신이다. 그것이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가장 큰 특징이 됐다. 이런 점이 한국 축구가 우리 만의 장점을 통해 세계와 싸우고 있는 힘이다.

-팬들의 입장에서는 대표팀에서의 혹사로 인해 체력적인 한계가 온 것이 아닌가 하는 말도 있다.
●… 만약에 부상이 없었다면, 체력적 부담은 이겨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상을 두려워하지는 않았다. 유럽과 거리가 있어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한 점은 앞으로 대표팀이 유럽, 남미 등에서 경기를 한다면 괜찮을 것이다.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 대표팀 은퇴를 결정하게 됐지만, 대표팀에서 후회는 없었고, 항상 자랑스럽게 느껴왔다.
사진-축구대표팀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31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은퇴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리자 관리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