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없다. 맥박도 없다. 생체반응 또한 없다.
시체에 남겨진 과학적인 증거가 그 사람이 어떻게
죽었는지를 말한다.
생명을 살리는 의사도 있지만 사인(死因)을 밝히
는 의사도 있다. 포르말린 냄새로 가득한 병리부
검의 길을 택한 그들의 이야기는 사체들이 품고있
는 사연보다 더 다채롭다.
5일 첫 방송되는 SBS TV 수목드라마 ‘싸인’(극
본 김은희)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사실적 범죄
수사를 담는다. 죽음의 원인을 밝히는 의사인 법
의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메디컬 수사물이다.
연출자 장항준 PD(42)는 3일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미국 드라마 ‘CSI’로 알
려져 있는데 CSI는아니다. 장르적으로 다른 부분
이 있다”며 “죽음을 둘러싼 음모와 거대한 권력
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안에서 투
쟁하는 사람들인 법의관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했
다. 또 “현실에서는 없는 사건이지만 여러 사건
과 국과수, 법의학자, 과학수사관을 통해 사회에
팽배한 이기주의, 탐욕 같은 것을 보여주는 드라
마”라고 강조했다.
박신양(43)이 국제 법의학계가 주목하는 법의학자
윤지훈을 맡았다. 어렸을 적 돌연사한 아버지의
사인을 담당 집도의 정병도(송재호)에게서 듣고
그와 같은 법의학자가 되기로 결심한 인물이다.
정병도의 가르침대로 법의학의 가장 큰 힘은 진실
이라 믿고 부검에 외압이나 사적인 감정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제 경쟁 상대는 추위와 부족한 잠입니다.” 탤
런트 박신양(43)이 3일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SBS TV 수목드라마 ‘싸인’제작보고회에서 이 같
이 말했다.
경쟁 드라마인 MBC TV 수목극 ‘마이 프린세스’
도 같은 시간에 열리고 있었다. 박신양은 “마이
프린세스가 경쟁작인 줄 몰랐다”며 “내 경쟁상
대는 추위와 부족한 잠”이라고 자신했다.
“시나리오 3페이지만 보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것 같다”며 “시나리오를 한 200편 정도 봤는
데 좋은 소재이고 무게감이 있는 작품”이라고 밝
혔다. 또 “이 프로젝트가 해야될 가치가 있는지
먼저 생각하고 그 다음이 연기”라며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아중(29·사진)이 포기라고는 모르는 무한 긍정
주의 새내기 법의학자 고다경을 연기한다. “전작
들과는 다르게 소리지르고 욱하는 연기가 많다”
며 “나 조차 낯선데, 많은 선배들하고 하니 많이
배우는 것 같다. 많은 분들에게 희망과 부검의의
감사함을 알려주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탤런트 김아중(29)은 시체를 처음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 중국에서 영화 ‘어메이징’ 촬영을 하면
서 틈틈이 관련 사이트도 찾아보고 많은 상상을
했기 때문이다. “한국에 와서 부검에 참가했어요
. 상상하고 가서 그런지 놀라거나 무섭지 않았어
요.”고 전했다.
연기파 탤런트 전광렬(48)은 국내 최고의 명문의
대 법의학과 학과장이다. 정병도를 누르고 국립과
학수사연구원 원장이 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발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온갖 위법행위를 저지
르며 자신의 야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충족시키는 인물이다.
전광렬(49)은 제작보고회에서 “전작(제빵왕 김탁
구)에서도 과연 그 인물의 캐릭터를 이겨낼 수 있
을까 했었다”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열악
한 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야망가득한 인물의 다
양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0명 안팍의 법의학자들이 1년
에 부검 3000건을 한다고 한다”며 “서울보다 작
은 뉴욕에서는 법의학자가 40명이라고 한다. 고생
하고 있는 부검의들이 이번 드라마를 통해 재조명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엄지원(33)은 과거 한 때 윤지훈과 연인 관계였지
만 이제 검사와 법의학자로 때로는 반목하고 때로
는 공생하며 마주하게 되는 사이다. 냉철한 판단
력과 과감한 행동으로 서울중앙지검 강력계를 대
표하는 정우진 검사다. 정겨운(29)은 ‘날라리’
형사처럼 보이지만 한 번 잡으면 놓지 않는다. 전
국을 발로 뛰는 열혈 강력계 형사 최이한으로 나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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