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 카이머(27·독일)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리츠칼튼GC(파72·7833야드)에서 막을 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루크 도널드(34·잉글랜드)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비록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카이머는 이번 결승 진출로 리 웨스트우드(38·잉글랜드)를 밀어내고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서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6·미국)의 독주를 281주 만에 끝낸 웨스트우드는 17주 만에 다시 카이머에게 ‘톱 랭커’의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밀려났다.
도널드는 이번 우승으로 9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고, 그래엄 맥도웰(32·북아일랜드)이 4위로 추격했다.
미국 선수 가운데는 타이거 우즈가 5위에 이름을 올려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우즈가 5위까지 밀려난 것은 지난 1997년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이후 가장 낮은 순위다.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을 끝낸 뒤 카이머는 “이 모든 것이 유럽 골프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골프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유럽 출신 선수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지에 올랐다는 점은 환상적인 일이다. 유럽출신 선수들이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을 앞섰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유럽 출신 선수들이 세계랭킹 1위부터 4위까지 휩쓴 것은 무려 19년 만의 일이다.
1992년 3월15일에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이안 우스남(53·웨일스)과 닉 팔도(54·잉글랜드),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45), 세베 바예스테로스(54·이상 스페인)가 차례로 1위부터 4위까지 차지한 이후 처음으로 유럽 선수들이 세계랭킹 상위 4자리를 차지한 역사적인 순간이다.
카이머는 “우즈와 미켈슨이 조만간 추격해 올 것이다. 유럽선수들의 득세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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