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위대한 탄생’이 도약 지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8일 생방송에 들어간 ‘위대한 탄생’은 20% 초반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존의 멘토제를 능가하는 극적인 장치가 없기 때문인지 시청률 상승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생방송 전까지 ‘위대한 탄생’은 멘토제로 재미를 봤다. 참가자들이 멘토의 제자가 되는 과정은 호기심을 불렀고, 그들이 멘토의 품을 떠날 때는 긴장감을 낳았다.
특히 ‘멘토 스쿨’ 때는 감동과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눈물로 제자를 떠나보내며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한 ‘김태원과 외인구단’ 편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멘토의 역할이 줄어든 결선 무대에서는 참가자들이 시청자를 사로잡아야 했다. 하지만 아직 역부족이다. 그들은 덜덜 떨었고, 무대매너는 어색했다.
게다가 같은 밴드가 출연자에 따라 조금씩 무대에 변화를 주는 형식이라 참가자의 개성을 반영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피아노를 치거나 드라이아이스 연기가 깔리는 것이 전부이다시피 하다.
엠넷 ‘슈퍼스타K 2’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슈퍼스타 K2’는 참가자가 자신의 무대를 직접 연출하게 하는 등 스스로 개성을 찾도록 배려했다. 제작진도 허각(26)에게는 극장 세트, 존 박(23)에게는 재즈 바, 장재인(20)에게는 홍대앞 클럽, 강승윤(17)에게는 록밴드를 연상케 하는 연주와 무대장치를 제공했다.강승윤의 ‘본능적으로’와 존 박의 ‘빗속에서’ 등 강렬한 인상을 남긴 무대를 탄생시켰다.
차곡차곡 개성과 매력을 쌓아가는 이러한 과정 덕분에 출연자들은 고정팬을 확보할 수 있었다. 무대 밖 모습을 공개하며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구축한것도 보탬이 됐다.
그러나 ‘위대한 탄생’은 개성보다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속성상 느릴 수밖에 없는 성장으로 즉각적인 시청자 반응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프로 가수를 능가하는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출연자들의 능력을 최대한 뽑아내 보여주기보다는 그들의 단점을 지적하고, 얼마나 고쳤는지를 평하고 앉았다.
백청강(22)이 발라드와 댄스를 넘나들며 색다른 모습을 드러내려 해도 멘토들은 비음을 걸고 넘어진다. 손진영(26)이 애절한 노래를 반복하고, 이태권(20)이 감미로운 발라드를 계속하는 것은 탓하지 않는다. 시청자들은 지루하지만, 멘토들은 손쉽게 성장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대한 탄생’ 생방송 무대는 참가자들의 경쟁보다 멘토들의 평가와 그들 간의 신경전으로 주객이 전도됐다. 감탄할 만한 무대가 나오지 않는다. 다음 단계 진출자와 탈락자를 가리는 것은 멘토의 인기라는 주장에 토를 달기 힘든 상황이다.
독선생에게 레슨을 받고 있다는 편리함 또는 착각에서 벗어나 시청자, 즉 대중의 존재를 두려워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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