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꿈 꾸는 정치인들 개꿈 되지 않으려면

전용혁 기자 / / 기사승인 : 2012-01-05 15:35: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 문화평론가)

용(龍)은 십이지 열두 마리 동물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동물이라고 표현되지만 보통 동물과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영수(靈獸)라고 불릴만큼 보통 동물과는 달리 취급을 받는다. 숭앙과 경모의 대상이 된 것은 각 지명에 용이 가장 많이 남아 있거나 왕들과 관련한 명칭에 파생어가 무수하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용은 물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하에서 하늘까지 순식간에 이동하고 입에서는 불이 나오는데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여의주라는 신묘한 구슬 때문이다.

그러나 용은 십이지 가운데 다섯번째 동물이다. 이렇게 뛰어난 동물이라면 맨 앞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십이지의 첫번째는 쥐이다. 전능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맨 앞에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여기에 용이 가지는 세계사적 지혜와 처세의 철학이 담겨 있다.

한국에서는 용을 미르라고 했다. 미르는 미륵불(彌勒佛)에서 그 흔적을 알 수 있는데 미륵불을 미래불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오지 않은 부처를 미래불이라고 한다. 석가모니불에 이어 언제인가 이 세상에 나와 중생을 구제한다고 한다. 언제인가 이 세상을 해방시켜줄 구원의 존재가 미륵불이자 미래불이다. 바로 용은 그러한 미래적 존재인 것이라는 점을 미르라는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다.

용이 승천하는 것은 현실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 부귀를 누리는 변화를 의미하기도 했다. 그래서 용이 나타나면 세상이 바뀔 전조라고 했다.

하지만 용은 앞에 나서지 않고 무리의 가운데에 있다. 미래를 준비하는 리더는 무리들 사이에 있는 것이다. 이무기는 진흙 속에서 오랜 동안 승천하기를 준비하고 기다린다.

쥐는 매우 현실적인 동물이다. 이익에 따라 재빨리 움직이는 영민한 동물로 재부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쥐는 개인 스스로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서는 최고의 능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쥐는 세상을 움직이지 못하고 만다. 누구도 쥐를 리더나 통치자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쥐가 미래를 준비하는 존재로 간주하지도 않는다.

미래는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다. 큰 리더는 앞날을 상상할 때 미래를 열수 있다. 상상은 앞날을 내다보는 가운데 이루어진다. 용은 상상의 동물이다. 얼굴은 낙타, 눈은 귀신, 뿔은 사슴, 머리털은 사자, 발은 매, 몸통은 뱀, 비늘은 물고기, 귀는 소로 8가지 동물이 융합 되어 있다. 리더는 여러 가지 다양한 요인들을 융합하여 새로운 것을 상상하고 현실화시키는 사람이다.

그것은 오랫동안의 인내와 감수를 통해서 형성되는 것이다. 그 과정이 있기에 전혀 다른 모습으로 어느 순간 승천을 해가는 것이다. 무릇 많은 존재들 사이에서 도광양회한다. 그것이 어쩌면 상상속의 전능한 존재인 용이 십이지 동물들 가운데에 있는 이유인지 모른다.

왕들이 용을 자신을 가리키는데 쓴 이유는 바로 앞날을 적극적으로 바꾸어가는 미래적 존재라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철저하게 처음에 민중 속에서 일어나 나라를 세우고 왕업을 이었다. 민중 안에서 성장한 지도자가 선출되는 것은 새로운 변화의 세기에는 당연한 것이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지도자를 꿈꾸는 이들은 모두 용이 되고자 한다. 이들을 용으로 비유하는 것은 단지 최고 리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시민과 국민속에서 미래를 준비하고 새로운 변화를 상상하고 실현하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여타 다른 리더들을 중용하며 현실을 새롭게 변화시키려고 최고의 리더가 승천해야 하고 국민과 시민의 선택은 여기에 모아져야 한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