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만나] 도전하는 신앙 (마태복음 14:22-33)

인명진 / / 기사승인 : 2012-06-14 12: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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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교회 인명진 목사

지금 베드로에게 엄청난 일이 일어났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보는 대로 베드로가 지금 갈릴리바다 위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물위를 걷는 일은 베드로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베드로는 우리가 잘 아는 대로 평생 동안 갈릴리바다에서 배를 타고 고기를 잡던 어부였습니다. 베드로에게 있어서 고기가 잘 잡히면 즐겁고 행복한 날이었고 어쩌다 고기가 잡히지 않으면 그것 때문에 실망하고 실의에 빠지는 날이었습니다. 베드로에게 갈릴리바다는 행복과 불행이 담겨 있는 곳이었습니다.


베드로의 삶은 전적으로 갈릴리바다에 꼼짝없이 묶여 있었습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평생 동안을 갈릴리바다에 매여서 살던 베드로가 지금 갈릴리바다를 저벅저벅 걸어가고 있습니다. 갈릴리바다에 발목이 잡혀있던 베드로가 이제는 오히려 갈릴리바다를 밟고 그 위에 당당히 서있습니다. 마음껏 자유롭게 바다 위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엄청난 기적입니다. 물론 사람이 물위를 걷는 것 자체가 기적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아닌 베드로가 그것도 갈릴리바다를 걸어간다는 것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평생 동안 한 번도 내가 바다 위를 마음대로 자유롭게 걸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베드로에게 있어서 갈릴리바다는 배를 타야만 한 발자국이라도 다닐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베드로는 지금까지 이 생각에 얽매여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새로운 사건이 베드로의 삶에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베드로가 갈릴리바다를 걸었다는 것은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사건이었습니다. 그런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오던 베드로의 고정관념이 여지없이 깨어진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는지 오늘 본문을 통해서 전후 사정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바다 위를 걸어오셨고 베드로가 주여 만일 주님이시거든 나를 명하사 물 위로 오라 하소서 라고 하자 주님께서 오라 하시니 베드로가 배에서 뛰어내려 물 위를 걷게 되었다고 성경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배를 타고 그 배가 움직여야만 한 발자국이라고 움직일 수 있었던 베드로가 배는 가만히 있는데 두 발로 자유롭게 바다 위를 걸아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방식, 지금까지의 경험, 지금까지 베드로가 살아왔던 삶의 역사 모든 것이 다 깨지는 새 사건이 일어난 것입니다.


도전하는 신앙에 대한 놀라운 응답이 나타난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바다 위를 걸어오신 것은 제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예수님이 자신이 바다 위를 걷는다는 기적을 보여주시기 위한 것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사실 그것은 일상생활에 꼼짝 없이 매여 사는 제자들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우리들은 바다는 배를 타야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바다 위를 가고 싶은 사람은 배를 타야 하는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갑니다. 배를 타지 않고 바다를 걸어갈 수 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는 고정관념에 꽉 매여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와 같은 생각에 꼼짝없이 매여 사는 제자들에게 그런 생각을 버리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바다 위를 걸어다닐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예수님처럼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베드로와 같은 사람에게도 가능한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평생 배가 없이는 한 발자국도 바다 위를 걸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던 베드로도 걸어다닐 수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제자들에게 그리고 오늘 우리들 모두에게 가르쳐 주시고 싶으셨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생각으로 바다 위를 저벅저벅 걸어오신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사실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들은 누구나 어떤 고정관념에 매여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살 수 밖에 없다, 나는 이렇게 밖에 살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붙잡혀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운명적인 조건에 의해서 날마다 우리의 삶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러려니 하고 똑같은 삶을 반복하는 것이 우리들의 삶의 모습입니다. '할 수 없지. 내 운명이지. 세상이 본래 그런 것이지.' 하는 고정관념에 우리의 인생이 꽉 매여서 헤어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비근한 예로 거의 모든 사람들의 머릿속에 꽉 박혀 있는 생각이 돈이 없으면 세상을 살 수 없다는 것입니다. 돈이 있어야 무슨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일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고 돈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꽉 붙잡혀 평생을 살아갑니다. 돈이 없어도 인생을 잘 살 수 있고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정말 그렇습니까?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이 배를 타야 바다를 건널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에 대해서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바다는 걸어다닐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가르쳐주신 것입니다. 돈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고 좋은 학교에 다녀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고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도 위대한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가르쳐주시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붙잡혀서 쩔쩔매고 전전긍긍하는 이 고정관념에 대해서 정면으로 도전하신 것입니다.


신앙으로 도전하는 삶에 하나님께서 축복을 주십니다. 이것이 기독교의 신앙이고 믿음입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주님의 부르심에 따라 끝없이 끝없이 앞으로 도전해나가는 믿음, 세상 사람의 논리에 붙잡혀 살지 않고 진리를 따라서 과감하게 세상의 고정관념을 깨고 세상의 상식을 벗어나서 새로움으로 나아가는 도전 이것이 기독교의 신앙이고 이런 삶에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는 것입니다. 돈이 있어야 행복하고 좋은 학교에 가야 출세한다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만들어낸 논리입니다. 그냥 받아들이지 말고 여기서 벗어나야겠다, 이런 틀을 깨야겠다고 과감하게 도전해야 합니다. 여기에 노예가 되어 질질 끌려다니지 말고 새로운 도전을 향해서 나가는 삶을 하나님께서 축복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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