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미자, 일부 주민들 "행사 망쳤다" 쓴소리
[시민일보]"힘이 안 나서 노래를 못하겠다, 오늘 노래 부르고 싶지 않다. 배움 많은 사람들, 정치인들, 예의범절과 도덕성이 갖춰져야 한다"
엘레지의 여왕 가수 이미자씨는 지난 21일 개최된 2012년 전남 영광 법성포단오제 개막식 공연에서 "보자하니 지역의 대표되시는 도지사. 국회의원. 군수들 같은데 가요에도 전통성과 문화가 있다. 가수생활 동안 수 많은 공연을 했지만 이런 공연은 처음"이라며 이같이 비난했다.
이씨의 이날 발언은 공연 도중 박준영 전남도지사와 일부 정치인들이 자리를 빠져나가면서 빈 귀빈석를 차지하려는 일부 관중들이 서로 밀치면서 한 때 아수라장이 변하는 광경을 이씨가 목격하면서다.
당시 주민 1만여 명이 운집한 이날 개막식장에는 박준영 전남도지사 이낙연 국회의원 정기호 영광군수, 다수의 전남 서남권 지자체장들과 지역정치인들이 참석했으며 맨 먼저 개막식 공연에 나선 이씨의 2곡째 노래가 나올 때 갑자기 앞자리 귀빈석 쪽에서 웅성거리며 이같은 혼란스러운 상황에 벌어졌다.
이씨는 당시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한때 무대에서 등을 돌리고 한참을 서 있었으며 앞자리에 앉아 가까이 이미자씨의 등을 바라보고 있던 일부 관람객들은 "고희의 국민가수의 등이 떨리면서 흐느끼는 것을 보았다"고 전언할 정도다.
이 때문에 이씨는 이후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으며 1만 여 관중이 모인 공연장은 순간 1분여 동안 침울한 정적이 흘렀고 급기야 마음을 가다듬은 이씨의 입에서 이같은 비난이 쏟아진 것.
이날 공연에 참석한 주민들은 숙연함 속에서 이씨 말에 동조하고 기립박수로 이씨를 격려했다.
오히려 일부 주민들은 "수억 원을 들여 치러지는 단오제행사가 몰상식한 정치인들 때문에 X판이 됐다"면서 "전국적으로 방영되는 TV녹화 장에서의 정치인들의 추태로 영광의 얼굴에 먹칠을 하게 되었다"고 푸념했다.
한편 엘레지의 여왕. 국민가수 이미자씨는 지난 1941년 생으로 고희를 넘긴 원로가수다.
그는 지난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가요계에 데뷔해 반평생이 넘는 53년간의 가수활동을 하고 있는 트로크계 우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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