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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오보이 프로젝트 제공 |
극 중 삼맥종(박형식 분)은 왕이지만 언제 어떻게 내쳐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 속에 있다. 이 때문에 이면에는 항상 서글픈 페이소스를 지닌 인물이다. 특히 그의 불안정한 상황은 어머니 지소태후의 섭정 때문이라 여기며 가족 관계에 있어서도 까칠함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실제 진흥왕 역시 위태로운 왕위에서 항상 불안에 떨던 인물이다. 그는 선대왕인 법흥왕의 동생 입종갈문왕의 아들로 태어나 7세의 어린 나이에 즉위하는 바람에 진흥왕 초기 1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어머니 지소태후의 실권 그늘에 머물렀다.
진흥왕은 즉위한 지 12년이 지난 551년부터 비로소 정권을 다스릴 수 있었다. 진흥왕은 11년간의 섭정에도 불구하고 ‘정복왕’이라는 칭호를 얻을 정도로 강력한 왕권을 가지기도 했는데, 신라시대의 전성기가 이 때였다. 그는 정사에 직접적으로 관여함과 동시에 적극적인 정복 활동에 나섰다. 이에 따라 신라 삼국통일이 가능해졌다.
‘화랑’에서 홍일점인 아로(고아라 분)는 삼맥종과 특별한 관계를 형성한다. 신라시대는 폐쇄적인 신분제인 골품제의 영향 하에 근친혼이 성행했다. 이 가운데 아로는 진골 출신의 아버지와 천출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반쪽짜리 귀족이었다. 역사적 분위기로 보아서는 삼맥종과 절대 인연을 맺을 수 없는 아로이지만, 극 중 무명(박서준 분)과 삼각관계를 형성하며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를 보인다.
숙명공주(서예지 분) 역시 골품제의 영향을 받은 인물이다. 극중 숙명공주는 근친혼의 이유로 이부오빠인 진흥왕과 부부의 연을 맺는다. 허울뿐인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숙명공주는 결국 이화랑의 아들이자 어머니 지소태후의 색신이었던 이화랑과 사랑의 도피를 떠난다고 알려졌다.
신라시대를 대표하는 군단 ‘화랑’은 지소태후가 진흥왕의 왕권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알려졌지만, 여기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역사적 기록에는 ‘삼국사기’에는 진흥왕 37년(576) 봄에 화랑을 설치한 것으로 나온다. 그렇다면 이는 진흥왕이 이미 강력한 왕권을 가지고 있을 때 설치했다는 이야기로 왕권 강화, 지소태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인다.
또 다른 역사서 ‘삼국사절요’와 ‘동국통감’에는 진흥왕 원년(540)에 화랑을 설치하고 사람을 구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에 따르면 앞선 가설이 입증된다. 하지만 이 또한 드라마 설정과는 시간적 차이가 있다. 드라마에서 삼맥종은 이미 성년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양한 역사적 기록과 함께 드라마를 비교 감상하면 ‘화랑’을 더욱 재미있게 접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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