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관여 의혹’ 정조준

[시민일보=이대우 기자]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2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특검은 이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 의혹을 집중 조사 중이다.

이들은 앞서 지난 21일 나란히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됐으며 이날 특검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앞서 김 전 비서실장과 조 전 장관은 그간 블랙리스트 관여 의혹을 철저히 부인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특검에서 태도를 바꿀지 주목되고 있다.

이날 김 전 비서실장은 정장 차림에 수갑을 찬 모습으로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나타났다. 구속 후 첫 특검 출석이다.

김 전 비서실장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를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기 위한 블랙리스트 작성·관리를 김 전 비서실장이 주도했다는 의혹이다.

아울러 조 전 장관도 같은날 특검에 모습을 보였다. 앞서 조 전 장관은 구속된 후 21일 한 차례 특검 조사를 받았으며 22일 재차 소환됐다. 조 전 장관 역시 이날 사복차림으로 출석했다.

특검은 이들을 상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했는지를 집중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박 대통령 측은 블랙리스트 작성을 직접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관련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 관계자를 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겠다고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이다.

특히 특검이 이들을 같은날 소환조사함에 따라 대질 조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특검은 필요한 경우 이들을 대질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특검 측은 김 전 비서실장이 이날 오전 10시에 출석한다고 밝혔다가 오후 2시로 출석 시간을 변경했다고 알렸다. 실제로 김 전 실장은 이날 오전 10시가 아닌 오후 2시가 넘어서야 대치동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검 관계자는 "출석 시간 조율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며 출석 시간 변경 경위를 설명했다.

한편 특검은 이밖에도 최순실 조카 장시호 씨,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남궁곤 전 이대 입학처장, 이인성 이화여대 교수 등 '최순실 게이트' 연루자를 이날 대거 소환조사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