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제천 토막살인사건 충격 급부상...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가면을 쓴 도망자"... 진실은 어디에?

나혜란 기자 / issu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8-05-20 14:00: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 (사진=방송화면 캡쳐)
'그것이 알고 싶다'가 제천에서 일어난 토막살인사건을 취재한 것이 새삼 화제다.

지난해 8월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가면을 쓴 도망자-제천 토막살인사건의 비밀' 편으로 진행됐다. 이 사건은 지난 2003년 3월 충북 제천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토막 시신 한 구에서부터 시작됐다.

머리와 몸통, 다리가 분리된 시신은 차가운 땅 속에 가지런히 묻혀 있었다. 가까스로 채취한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한 결과, 사망자는 서울에 거주하던 50대 여성 구 씨. 그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뒤 연고도 없는 곳에 몰래 묻어 둔 이는 누구일까.

경찰은 변사자 신원 확인 후 단 며칠 만에 용의자를 특정 및 수배했다. 변사자의 통화 내역과 금융 거래 내역 조회, 주변 인물의 행적 조사 결과 모든 정황이 한 명의 용의자를 가리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범인을 잡는 것은 시간문제인 듯했다.

시신 발견 후 도주한 범인을 잡기만 하면 해결될 줄 알았던 이 사건은 여전히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 용의자의 얼굴과 이름이 이미 전국에 공개 수배되어 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14년이 지나도록 전화 통화나 금전 거래 등 아무런 생활 반응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경찰들의 수사망과 수많은 눈을 피해 이렇게 오랫동안 도피 생활을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그는 어떻게 지금까지 검거되지 않을 수 있었나?

용의자의 흔적을 찾아, 그를 알고 있는 사람들을 직접 만난 제작진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그들이 알고 있는 용의자의 이름은 다른 이름과 직업을 가진, 전혀 다른 사람이었으며, 그것도 한 두 명의 이름이 아니었다.

용의자는 사건이 일어나기 이미 수 년 전부터 타인의 이름으로 차와 휴대폰을 사용하고, 집을 계약하고, 통장과 카드를 만들어 사용하며 수많은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확인 끝에 경찰이 찾아낸 용의자의 실명은 당시 45세의 신 씨. 그러나 그의 주변에 있던 누구도 그의 실체를 모르고 있던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타인의 이름으로 사는 용의자. 그의 행적을 쫓던 경찰들은 번번이 전혀 다른 사람과 맞닥뜨려야 했고, 신 씨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마치 유령처럼 실체가 없는 용의자를 잡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기 전과는 화려하지만 대인 전과가 전혀 없던 그가 살인이라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게 된 이유 역시, 철저히 감춰 온 본인의 정체가 들통 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은 아니었을까?

더불어 범죄 심리 전문가의 분석을 통해 본인의 정체가 탄로 날 위기에 처한다면 그는 언제든 동일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추가 범행을 저지르기 전 용의자 신 씨를 검거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제작진은 범인의 미스터리한 행방을 찾기 위해 신 씨의 지난 행적을 추적해 보기로 했다. 방송을 통해 제보를 낸 뒤 그의 행적을 쫓던 제작진은 최근 범인과 똑같은 수법으로 사기 행각을 벌인 사람의 신원을 확보했다.

여전히 전혀 다른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사진과 지문을 통해 그가 신 씨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포착된 그의 마지막 행적은 2016년 12월경. 14년 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행적, 그리고 마침내 찾아낸 그의 흔적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한편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사회, 종교, 미제사건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 탐사하는 저널리즘 프로그램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나혜란 기자 나혜란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