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즉시 통합은 불가능...통합 말자는 의견도”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5-12 1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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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교섭단체 구성해도 정치적으로 인정 않겠다” 쐐기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미래통합당의 비례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기정사실화로 받아들여지던 '총선 이후 통합당 합당' 대신 독자노선을 추구하는 모양새이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여의도 정가는 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통합당과의 합당 전제 조건으로 "위성 비례 정당의 근본 원인이 된 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민주당이 약속하라"고 요구하는 건 통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실제 원 대표는 12일 언론 인터뷰에서 합당 시기와 관련해 “첫번째는 개원 전, 즉시 해야 한다는 것인데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두번째는 미래통합당의 비대위가 정착 되면 비대위와 차근차근 의논해서 하자는 것이다. 세 번째는 대선(2022년 3월)을 앞둔 시점에 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면 2002년 대선 직전 정몽준-노무현의 포장마차 러브샷이 대선 결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치지 않았나. 그런 ‘극적인 효과’도 생각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하면서 사실 상 즉시 통합에 무게를 싣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합당하지 말자는 얘기도 나왔나’라는 질문에 “두 개의 야당이 공존하면서 서로의 사이드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며 "여당이 비례정당과 합당한다고 해서 우리도 꼭 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막장정치”로 규정하면서 “(교섭단체를 구성해 들어와도) 정치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들은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을 서로 다른 당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같은 당이라고 생각하고 투표를 하셨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미래한국당의 교섭단체 움직임은) 선거가 끝났다고 다른 주머니를 차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뜻, 민의에 정면으로 배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어지는 꼼수를 우리 국회가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아마 국민들께서 많이 비판하실 것”이라며 “그래서 욕만 먹고 실리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그는 또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2+2’(민주당·더불어시민당+통합당·미래한국당) 회담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선 “받을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미 민주당은 더시민과 합당 절차를 밟고 있다. 이미 우리는 한 당이다. 속 보이는 말씀”이라고 직격했다.


오는 7월 출범을 앞두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추천위원 추천을 위해 미래한국당이 교섭단체를 추진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어차피 추천 권한은 여야 2명”이며 “한국당이 제2교섭단체를 만든다고 해도 실익이 없다. 야당은 2명 추천이 전부”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총선에서 19석을 확보한 미래한국당이 교섭단체 지위(원내 20석)를 얻게 되면,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내 협상에서 유리한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177석의 거대 여당이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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