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독자 세력화 나서나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5-03 10:4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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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철 ''합당은 비대위원장이 해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미래통합당 위성 비례정당으로 19개 의석수를 확보한 미래한국당이 독자노선 찾기에 골몰하는 모양새여서 주목된다.


실제 현 통합당 지도부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여부와 함께 미래한국당 합당 논의를 새 원내지도부에 넘긴다는 방침이지만 당내에선 미래한국당과의 합당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합당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한 중진의원은 3일 "미래한국당에 의원 한 명만 파견해도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만큼 합당 대신 2개의 교섭단체를 가동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당이 교섭단체로서 원내 3당 역할을 한다면 통합당이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 협상에서 보다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추천위원 중 야당 몫 2명을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모두 차지할 수 있다는 점도 합당보다 유리한 대목이다.


반면 한국당과의 합당을 더이상 미뤄선 안 된다는 의견도 통합당내에서 적지 않다. 

 

통합당이 이번 총선에서 비례정당 미래한국당을 내세운 것은 지난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국면에서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이 배제된 채 여야가 밀어붙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던 만큼 선거가 끝난 후엔 마땅히 합당해야 한다는 논리다. 미래한국당을 독자적인 교섭단체로 유지하면서 원구성 협상이나 공수처장 임명 등에서 다소 실리를 얻는다고 해도 궁극적으로 국민들에 눈에는 꼼수로 비친다는 점도 통합당이 우려하는 지점이다. 특히 미래한국당이 독자 교섭단체로 전환할 경우 향후 자매정당으로서 원팀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그러나 미래한국당이 원칙적으로는 통합당과 합당하겠지만, 시기와 절차의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양당 간 결합이 당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통합당의 원내대표가 새로 뽑히더라도 비대위 전환 여부까지 확정이 돼야 한다"며 "합당은 전국위원회를 열어야 성사되기 때문에 원내대표가 아니라 비대위원장에게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통합당 출신의 무소속 4인방(홍준표ㆍ권성동ㆍ윤상현ㆍ김태호)이 미래한국당으로 합류해 독자세력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도 지난달 29일 통합당과 별도로 '현역의원 및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합동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독자행보를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날 원유철 대표가 인사말에서 "한국당은 야당으로서 정치적 공세가 아닌 실질적 대안과 정책으로 승부를 걸겠다"밝히자 한국당 일각에서 교섭단체 구성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정치권에선 4·15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나 윤상현 의원, 권성동 의원이 한국당에 합류할 가능성과 함께 안철수 전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과 연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한국당은 내부적으로 독자 노선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조수진 대변인은 지난 1일 입장문을 내고 "통합당과 한집이 되는 문제는 통합당이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책임감 있는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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