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측 “자격 변경하면서까지 보은인사로 도정 사유화”
최재형 “형수 욕설 옹호한 인사에 자리 나눠줘…포상이냐”
원희룡 “黃, 경기관광공사 사장이면 김어준은 KBS 사장”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선 후보가 자신의 ‘형수 욕설’을 옹호해준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를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하면서 ‘지사 찬스’ 논란에 휩싸였다.

소득 하위 88%에게만 선별 지급하기로 했던 5차 재난지원금을 경기도에서만 ‘100% 지급’을 결정한 데 이어 두 번째 지사 찬스를 사용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16일 현재 이 후보 측은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캠프 대변인을 맡은 전용기 의원은 ‘전 도민 재난지원금’에 쏟아지는 여야 공세에 대해 논평을 통해 “지방자치의 틀을 세우는 정책을 두고 오로지 정치적 공격만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전 의원은 당내 경쟁자들을 향해 “과거 박근혜정부가 서울시의 청년수당, 성남시의 무상 공공산후조리원 문제를 방해했을 때 민주당은 지방분권을 포기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자체에서 보완적 지원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재명 캠프는 황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과 관련해선 입장표명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 캠프 관계자는 “공모를 통해 임원추천위원회에서 후보를 추린 것이다. 문제 될 것 없다”면서도 “경기도 일이라 대선 캠프 차원에서 논평을 내긴 애매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야 대권 주자들은 “경기도가 이재명의 것이냐”며 경기지사직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황씨의 내정 소식이 전해진 지난 14일 민주당 이낙연 경선 후보 측은 “경기지사 사퇴 거부의 이유가 결국 이것이었냐”며 “‘내 사람 심기’가 도민에 대한 책임인가”라고 질타했다.

또 “경기관광공사 사장 자격 공고가 2017년 ‘고위 공무원, 박사학위, 관련 분야 10년 이상의 경력자’에서 올해 경력 사항은 삭제되고 채용 조건에 ‘대외적 교섭 능력이 탁월하신 분’으로 두루뭉술하게 변경됐다”며 “경기도의 보은인사, 도정 사유화”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국민 세금으로 급여를 챙겨갈 공무원 자리도 자신의 ‘형수 욕설’을 옹호한 인사에게 나눠줬다”며 “이재명 후보의 선거를 돕는 이에 대한 공공연한 포상인가”라고 반문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페이스북에 “경기지사 임명권으로도 보은성 인사 남발하는 ‘지사 찬스’ 쓰는데 대통령 되면 ‘재명 천하’가 되는 것은 뻔해 보인다”며 “‘형수 욕설을 이해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경기관광공사 사장이면 김어준은 KBS 사장 자격도 충분하겠다”고 꼬집었다.

황 씨의 내정 사실이 알려진 뒤 경기도 청원 게시판에는 황 씨가 관광 분야 전문성이 부족하고, ‘형수 욕설 논란’과 관련해 이 지사를 두둔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한 보은성 인사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황 내정자는 최근 라디오 방송에서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논란에 대해 “이해한다”는 취지의 옹호 성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또 경기관광공사 사장 모집기준이 2018년 대폭 완화된 점도 다시 부각됐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은 2018년 이전에는 관련 분야에서 근무한 공무원이나 기업 임원급, 교수나 박사학위를 가지고 관련 경력을 쌓은 사람으로 응모 자격이 제한됐지만 올해 공고된 사장 응모 자격은 학위, 경력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 없이 ‘관광 마케팅·개발 또는 공기업 분야에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분’ 등으로 변경됐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2018년에 이미 공정한 선발을 위해 채용시스템을 전부 바꿨다”며 “황 씨를 염두에 두고 3년 전에 기준을 바꿨다는 건 정치적 공격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황 내정자는 오는 30일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면 내달 초 3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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