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내년 보궐 앞두고 통합 움직임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7-13 11: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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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김부겸 “열린당과 합당해야”
김종인-안철수 “박원순 조문 안 해”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지난 4·15 총선 과정에서 날 선 반응을 보이며 갈등을 겪었던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합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박원순 시장 조문을 하지 않는 등 공동보조를 취하는 모양새다.


13일 현재 여의도 정가에선 내년 4월 역대급 규모로 커진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각 당이 본격적인 통합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한 목소리로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에 호의적인 입장을 잇달라 내놓고 있다.


이낙연 의원은 지난 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내가 (열린민주당) 그쪽 분을 만나봤다. 그다지 어렵지 않게 (통합이) 될 것 같고 필요성도 공감했다"며 "생각이 비슷하면 함께 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합당) 로드맵까지 복잡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의외로 단순하고 지도부나 당원들의 결단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의원도 같은 날 업로드된 이동형 작가의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합당과 관련된 질문을 받은 뒤 "합쳐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경쟁도 있었지만, 대부분 우리 당과 겹치는 것 아닌가"라면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김진애 원내대표는 모두 우리 당 출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저런 이야기도 있고, 그분들은 나름 새로운 건강한 정당을 만들겠다는 비전이 있다"면서 "공동의 실천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 식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낙연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관훈토론회에서 "연합이나 합당은 상상해본 적이 없다"며 "현재 그런 논의 자체가 없었고 선거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금 단계에서 상상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러나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입장을 선회한 셈이다.


이런 합당 변화의 조짐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라"며 열린민주당과 각을 세웠던 이해찬 대표가 물러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내에서 최근 잇달아 양당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무관치 않다.


앞서 김두관 의원은 지난 5월 페이스북에 "맞선도 필요 없다. 손부터 잡자"면서 "열린민주당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비롯한 우리당의 핵심 지지층이 기대하는 개혁의 상징성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우상호 의원도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열린민주당과 우리 민주당의 이념과 지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당 지도부가 새로 들어서면 열린민주당과의 통합도 자연스럽게 추진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통합당 지도부가 박원순 시장을 조문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 시장과 후보단일화에 합의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빈소에 방문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공동보조를 취하는 것은 결국 통합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통합당 관계자는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안철수 대표를 우리 당 부산시장 후보로 내놓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자연스럽게 통합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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