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인 우리가 북 치고 장구치고 매달려"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최근 열린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17일 "일제강점기 시절 '내선일체'라는 말이 떠올랐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대한민국 국익과 일본의 국익이 사실상 같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셨는데 한 집에 사는 부부도 365일 24시간 같을 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본과 우리가 과거에 그런 경험을 갖고 있는데 일본과 우리가 그렇게 같다는 게 말이 안 된다"라며 "조선과 일본은 같다는 말인 '내선일체'와 뭐가 다르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기시다 (일본)총리의 발언에서 사과와 반성이라는 말이 나올까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봤다. 우리가 이 정도까지 했는데 뭐라도 하겠지 하는 심정이었는데 정말 전혀 안 하더라"라며 "대신 윤석열 대통령이 구상권을 절대 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이야기 했는데 가해자인 일본은 가만히 있는데 피해자인 우리가 북 치고 장구 치면서 매달리는 굴욕외교"라고 비난했다.
그는 '일종의 대일 햇볕정책'이라는 여권의 분석에 대해서는 "아무리 좋은 걸 갖다 붙인다고 해도 그게 잘 해소되지 않는다"라며 "북한을 우리의 적으로 규정하면서 (일본과)같은 잣대, 같은 기준으로 대는 게 맞는 건가"라고 반박했다.
또 "그리고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말씀들을 하시는데 대법원의 판결을 대통령이 무시하는 것도 결단인가"라며 "민주주의 삼권분립 국가에서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그건 아니야'라고 무시할, 또는 폄훼할 그런 결단을 누가 부여했는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결단이라는 건 어려운 걸 결단하는 거지 이건 너무 쉬운 것 아닌가. 이런 식으로 한일 간의 관계를 복원하려고 했다면 앞선 문재인 정부 때는 수백, 수천번은 더 했을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5대 원칙을 갖고 있었다. 피해자 중심, 강제 징용에 대한 원칙들이었는데 그 원칙 하에 협상에 임하다보니 일본이 제안을 한 적도 있다"며 "일본의 제안이 지금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제안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그는 지소미아 완전 정상화와 관련해서는 "(윤 대통령이)선물을 줘도 너무 주셨다"며 "저희가 왜 지소미아 연장을 보류했냐면 일본이 2019년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국에서 배제했다. 잠재적 적대국으로 간주한 것인데 논리적으로 보면 지소미아라는 건 군사기밀을 상호 공유하는 협정 아닌가. 상대가 우리를 적대국으로 간주하는데 우리가 군사 기밀을 준다는 건 안 맞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걸 아무 조건 없이 날름 그냥 정상화시키겠다는 건 주머니 탈탈 털린 것"이라며 "일본의 선조치가 있어야 우리가 하는 거지, 가해자는 가만히 있는데 피해자가 나서서 주머니 털어가면서 왜 그렇게 굴욕적인 회담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또 "만남이 중요한 건 청춘들이나 중요한 거지, 정상들은 중요한 게 아니다. 셔틀외교 복원을 계속 성과라고 얘기하는데 셔틀외교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셔틀외교를 통해 무엇을 담아낼 거냐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닌가"라며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 이야기 못하고 입장문 하나 발표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