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가상자산 (코인) 투기 의혹으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로부터 최고수준 징계인 의원직 제명을 권유받은 김남국(무소속) 의원이 폭락사태로 지난해 5월 국내에서만 28만 명이 피해를 입었던 가상화폐 루나를 국회의원 당선 후 거래한 정황이 드러났다.
김 의원이 폭락 사태 후 루나에서 ‘루나클래식’으로 이름이 바뀐 코인을 빗썸 지갑에 보유한 사실이 지난 27일 국회가 공개한 가상 자산 자료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30일 현재 김의원 가상자산 목록에 따르면 김 의원은 21대 국회 임기 개시일인 2020년 5월 30일엔 루나클래식을 보유하지 않았지만 올 5월 31일엔 0.00001504개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김 의원이 2020년 6월 이후 루나를 구매했다가 지난해 5월 말 전후로 처분한 흔적이 남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인 거래 시 통상적으로 극소량의 코인이 지갑에 남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루나 운영사인 테라폼랩스 측이 루나클래식으로 이름이 바뀐 뒤 지난 해 5월 27일 보유를 기준으로 새 코인인 ‘루나2’를 무상제공했는데 김의원 지갑에서 '루나2'가 발견되지 않는 건 당시 0.1개 미만 보유자들이 무상배포 대상에서 제외됐고 김 의원도 루나클래식을 대부분 처분돼 극소량만 남았을 가능성을 크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루나 폭락 이전 처분했다면 정확한 처분 시점을 소명해야 하고 특히 사전 정보를 입수해 폭락 전 처분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분명히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런 가운데 8억 원대 코인을 보유했다고 신고한 김 의원이 신고한 9명 국회의원 중 가장 액수가 많아 이목을 모았다.
해당 자료를 공개한 국회 공보에 따르면 김 의원은 8억3,000여 만 원(올해 5월31일 기준)의 코인을 신고했다. 빗썸 샌드박스 코인과 빗썸 솔라나 코인을 각각 1억5,000여 만 원씩, 빗썸 갤럭시아 코인도 9,300여 만 원 등 21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된 2020년 5월부터 올 5월까지 3년간 총 87종의 코인을 보유했거나 보유 중인 것으로 신고했다.
김 의원은 2020년 5월 당시에는 21종 1억5,000만 원가량 코인을 보유, 3년 새 7억 원 가량 자산을 불린 셈이다.
이번 신고는 김 의원의 코인 보유 논란으로 21대 국회의원 전부 가상자산 보유ㆍ거래 내역을 자진 신고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총 9명의 의원이 임기 개시 후 신고 기준일인 올 5월 31일까지 코인을 보유했거나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그 중 권영세 통일부장관과 김경재 국민의힘 의원은 신고 기준일 이전 처분돼 '등록사항 없음'으로 표기된 상태다.
코인 보유액은 김남국 의원에 이어 김홍걸 민주당 의원(7,300만 원),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292만 원), 황보승희 무소속 의원(110만 원) 순으로 많았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번 의원 임기 시작 때 2,000만 원대 코인을 보유했던 이양수 국미의힘 원내대석부대표는 현재 2만 원 남짓 남아있다.
이밖에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 김상희ㆍ전용기 민주당 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10만 원에 못 미치는 액수였다.
코인 보유 의원 중 거래 내역까지 공개한 의원은 김상희ㆍ전용기ㆍ조정훈ㆍ황보승희 의원이었고 김홍걸 의원은 국회 별도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에 거래 내역을 공개했다.
앞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김 의원에 대해 최고 수준의 징계인 의원직 제명을 권고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남국 제명은 정의가 아니다'라고 한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의 글을 공유하며 "제명 권고는 객관적 기준에 따른 판단도 아니고 이미 제출된 징계안과 비교해도 공정성과 형평성을 잃은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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