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의원 태우러 돌아간 탓에 현장 20분가량 늦게 도착 의혹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이태원 참사 당시 닥터카에 탑승해 논란이 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참사 당일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팀이 현장에 출동하는 과정에서 신 의원 자택 인근에 들러 현장으로 돌아가는 탓에 참사 현장에 20분가량 늦게 도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신 의원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저로 인해 10.29 이태원 국정조사가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본질이 흐려지고 정쟁의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생명을 살리기 위해 무언가를 하려고 했던 사람들을 비난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국정조사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 합류로 인해 재난대응에 불편함이 있었다면 고개숙여 사과드린다"며 "재난현장을 잘 이해하고 있기에 의료진 개인이 아닌 팀별로 들어가야 '국회의원이' 아닌 '의사'로서 수습에 충분한 역할을 하고 도움이 될거라고 판단했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국민의힘 위원님들께 당부드린다. 국민께서 부여한 권한을 가지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했던 국가의 책임을 밝혀주시라"며 "선의를 가지고 도움을 주려 했던 의료진들과 민간병원들이 어려움을 겪거나 재난상황 대응에 위축되지 않도록 부탁드리며,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한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의사 출신' 신현영 의원이 이태원 참사 현장으로 출동하던 '닥터카'를 멈춰 세워 중도 합류하면서 현장 도착 시간을 지연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치과 의사'인 신 의원의 남편 조 모 씨도 닥터카에 함께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재난거점병원 DMAT(재난의료지원팀)별 출동 시간' 자료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당일 명지병원 DMAT가 출동 요청을 받아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54분이었다. 이는 주행거리가 비슷한 분당차병원 DMAT(25km·25분), 한림대학교병원 DMAT(24km·21분)보다 20∼30분가량 길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명지병원 닥터카는 병원에서 신 의원 자택이 있는 서울 마포구 염라동 한 아파트 단지 앞을 지나 이태원으로 향했다. 명지병원 닥터카가 신 의원을 중간에 태우지 않고 자동차전용도로인 강변북로를 따라 이태원 현장으로 곧바로 달려갔다면 현장에 10분 이상 빨리 도착할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명지병원 의료진은 서울 지역 DMAT에 이어 수도권 후발주자로 출동했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DMAT의 주요 업무인 환자 분류와 응급 처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신 의원과 남편 조 씨의 중도 합류로 중증·경증 환자 분류가 주 업무인 DMAT팀에 적절한 도움이 됐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다. DMAT은 의사와 간호사, 응급구조사, 행정요원 등 3~4명의 전문인력으로 편성돼 사고 현장에 출동하는 팀을 말한다. 현재 전국 41개 재난거점병원에서 조직돼 활동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응급의학과 의사로 구성된다. 신 의원과 조 씨는 각각 가정의학과 전문의', '구강의학과 전문의'다.
한 병원 관계자는 “현장에는 보통 응급의학과에서 간다”라며 “용도 자체가 중증외상 환자를 보러 다니는 건데 가정의학과 교수가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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