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폭염 시기 어린이 질병 발생 특성'결과 발표

이대우 기자 / nic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08-04 11:5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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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일 평균 어린이 진료 건수, 비폭염일 대비 36.7% 증가
폭염일엔 감염성ㆍ피부ㆍ눈 질환 진료 비중 비폭염일 대비 1.6~1.9%p 더 높아

[시민일보 = 이대우 기자] 기상청은 올여름 7~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며, 더운 날씨가 예상됨에 따라 폭염 영향 예보를 조기 제공하는 등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폭염 발생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건강 관리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어린이는 성인보다 신진대사율이 높아 열이 많이 발생하지만, 체온 조절 능력이 미숙해 땀 배출이 어려워 열에 취약하다. 이로 인해 폭염 시기에는 어린이의 건강 피해가 클 수 있어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어린이 건강 피해 예방 및 안전 정보 제공을 위해 2010년부터 2023년까지 14년간의 국민건강보험공단 0~14세 어린이 진료 내역 중 5~9월 자료를 분석하여, 폭염 시기 어린이 질병 발생 특성과 기상 요인과의 연관성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하였다.

 

■ 폭염 시기 지면온도ㆍ최저기온 상승 시, 어린이 감염성ㆍ피부ㆍ눈 질환 증가 경향 보여

▲ ‘평균 지면온도’ 및 ‘평균 최저온도’는 분석 대상 기간(2010~2023년 5~9월)동안 시도별로 집계된 일별 기상자료를 기반으로 산출한 월별 평균값을 의미함

 

14년간의 폭염 시기 어린이 주요 질환 진료 건수와 기상 요인의 관계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평균 지면온도와 최저기온의 상승이 주요 질환 진료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염, 식중독, 구내염 등의 감염성 및 기생충성 질환은 지면온도와 관련성이 높았다. 평균 지면온도가 1℃ 오를 때 진료 건수가 약 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평균 지면온도가 약 25℃ 이상일 때 진료 건수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면온도 상승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병원성 미생물의 생존과 증식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감염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특히 신장이 작고 지면 가까이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은 어린이는 지면에서 발생하는 열과 먼지 등 오염물질에 더 쉽게 노출되어 감염성 질환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피부 및 눈 질환은 최저기온 상승 시 진료 건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평균 최저기온 1℃ 상승 시 피부 질환은 약 2.5%, 눈 질환은 약 1.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최저기온이 약 20℃ 이상일 때, 피부와 눈 질환의 진료가 급증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는 밤 사이 신체의 충분한 회복이 어려운 기온 조건의 영향을 시사한다. 특히,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체온 조절 능력이 미숙하기 때문에 밤에도 고온이 지속될 경우 수면의 질이 저하되고 면역력이 약화되어 피부나 눈 등 외부 자극에 민감한 부위에서 염증ㆍ자극성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낮 동안의 폭염뿐 아니라, 열대야와 같은 밤 기온의 지속적인 고온 환경이 어린이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여름철 어린이 진료 건수, 인구 감소에도 증가세… 2023년 최고치 기록


▲ (자료: ’10-‘2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내역정보, 통계청 주민등록인구현황)

 

2023년 여름철(5~9월) 어린이 전체 진료 건수는 약 85만 건으로, 최근 14년간 평균치인 약 73만 건을 크게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연도별 어린이 인구 수를 반영한 어린이 10만명당 진료 건수는 2023년 15,002건으로, 14년간 평균(10,694건) 대비 약 40.3% 증가해 어린이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도 실제 진료 수요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폭염일 평균 진료 건수, 비폭염일 대비 36.7% 증가…감염성ㆍ피부ㆍ눈 질환 진료 비중도 1.6~1.9%p 더 높아

 

▲ (자료: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내역정보, 통계청 주민등록인구현황)

 

기상청 기준에 따라 일최고체감기온이 33℃ 이상인 날을 ‘폭염일’, 그 외의 날을 ‘비폭염일’로 구분해 진료 건수를 비교한 결과,
 

폭염일의 하루 평균 진료 건수는 비폭염일보다 약 36.7% (약 25건) 더 많았다.

 

특히 2023년에는 어린이 인구 10만명당 폭염일 평균 진료건수가 188건으로 14년 동안의 폭염일 평균치인 93건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폭염일에는 진료 건수 증가뿐만 아니라, 감염 및 기생충성 질환, 피부 질환, 눈 질환의 진료 비중도 비폭염일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10-‘2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내역정보,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감염성 질환의 진료 비중은 비폭염일 6.4%에서 폭염일 8.3%로 1.9%p 증가했으며, 피부 질환의 진료 비중은 비폭염일 5.8%에서 폭염일 7.4%로, 눈 질환은 5.4%에서 7.0%로 각각 1.6%p 증가했다.
 

이러한 폭염 시기 주요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개인 위생 및 건강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폭염기에도 냉방 환경 영향으로 호흡기 질환 비중 54.7%로 가장 높아

 

▲ (자료: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10-‘2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내역정보,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한편, 폭염일의 진료 중 호흡기 질환이 전체의 54.7%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진료 비중을 보였다.


이는 냉방 기기의 장시간 사용과 실내외 온도 차이 등 냉방 환경이 어린이 호흡기 건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어린이의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름철 냉방 환경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령대별 질환 특성 달라… 어린이 나이 많을수록 눈ㆍ외상ㆍ피부 질환 비중 증가

 

▲ 자료: ’10-‘2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내역정보,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폭염 시기 어린이 연령대별 주요 진료 질환군을 분석한 결과, 연령대에 따라 주요 질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다.
 

0~4세는 전체 진료의 약 69%가 호흡기 질환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감염성(10.6%)과 귀 질환(7.2%)도 주요하게 나타났다.
 

5~9세는 호흡기 질환 비중이 60.6%로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우세했으며, 눈 질환(10.0%), 피부 질환(8.4%), 외상(5.3%)의 비중이 증가했다.
 

10~14세는 호흡기 질환 비중이 39.1%로 크게 줄어든 반면, 눈 질환(16.7%), 외상(14.1%), 피부 질환(12.6%)의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이는 어린이 연령이 높아질수록 야외 활동과 외부 자극 노출이 많아져 외상 및 환경성 질환의 발생 비중이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 폭염 시기 어린이 건강, 연령별 관리와 열대야 대비 수면 환경 조성 중요
 

이번 분석 결과는 폭염 시기 어린이 건강에 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특히 낮은 연령대는 실내 냉방 환경 관리가, 높은 연령대는 야외 활동 시 안전 관리가 중요하며, 열대야 등 밤 기온 상승 시에는 충분한 수면과 회복을 위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어린이의 수면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방 온도를 24~26℃(1세 미만 영유아는 18~21℃), 습도는 40~60%로 유지하고, 어린이가 잠들기 전 미리 실내를 선선하게 만든 후, 자는 동안에는 냉방 기기는 꺼두는 것이 좋다. 

 

잠들기 1~2시간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 시키고, 통기성 좋은 잠옷과 이불을 사용하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또한 기상과 취침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규칙적인 수면 습관과 함께, 잠들기 전 스마트폰이나 TV 등 전자기기 사용 자제는 뇌 자극을 줄여 수면 유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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