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상승세 굳히기 vs 이재명, 열세 뒤집기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2-20 11: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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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더 낮은 자세로” 소통 강화...李, ‘유능 대 무능’ 인물론으로 승부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제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6일째를 맞은 20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며 기선제압에 성공한 윤석열 후보 측은 상승세를 이어가 '굳히기'에 들어간 반면에 이재명 후보 측은 판세를 뒤집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윤석열 후보는 '더 낮은 자세'로 유권자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초반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까지 남은 18일 동안 윤 후보의 진솔하고 신뢰감 있는 모습으로 '집토끼'는 물론 '산토끼'까지 잡는 이른바 일석이조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라며 “현재 여론조사 결과에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면서 모든 당직자에게 '막말 주의령'을 내리는 등 만에 하나 터질지 모르는 '실수·실언'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박재호 의원이 최근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일으켰다"며 "우리는 당직자들 스스로가 조심하고 또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또 이른바 '어퍼컷 세리머니'로 대표되는 유세 현장의 흥에도 신경 쓰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15일 부산 서면 유세에서 처음 선보인 윤 후보의 어퍼컷 세리머니는 이젠 유세 때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의 어퍼컷 세리머니와 진솔한 화법이 어우러지면서 유세 현장이 마치 축제의 장처럼 진화하고 있다"며 "윤 후보가 평소 성격대로 계속해서 유권자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주 두 차례(21일과 25일) 열리는 TV토론에서는 이 후보의 약점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뿐만 아니라 아내 김혜경씨의 '의전 논란', 여기에 최근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옆집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옆집 논란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GH가 이 후보 자택 옆집에 직원 숙소를 둔 것을 말한다. 국민의힘은 해당 숙소가 이 후보의 대선 준비를 위한 '그림자 조직'을 위해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초반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위기 타개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단 이 후보는 자신의 성남시장·경기지사 공약 이행률 등을 앞세워 유능함을 강조하는 등 '인물론'을 내세우며 반전을 꾀할 계획이다.


최근 이 후보의 공식 선거운동 키워드는 Δ위기극복 총사령관 Δ유능한 경제 대통령 Δ국민통합 대통령으로 요약된다.


여기에 각 유세 현장에 맞게 '청년기회국가', '자영업·소상공인', '부동산', '개혁 대통령', '자영업', '청년', '승리의 자신감', '민생 실용' 등의 추가 키워드를 정해, 지역 민심에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이 후보는 유세 곳곳에서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위기'라 규정하고 자신이 '위기극복의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전날 전주 유세에서 "위기를 단순히 이겨내는 것을 넘어 기회로 만드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국정에 대해 알지 못하면 국정의 방향을 정할 수 없다. 누군가에게 물어야 하는데, 전문가가 아닌 주술사에게 물어보면 큰일"이라며 윤 후보의 이른바 '무속 논란'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무능하고 무지한 지도자는 국가에 재앙이다. 지도자의 무능은 죄악"이라며 "쇼트트랙을 보면 직선에선 순위가 안 바뀌고 코너에서 바뀐다. 코너가 위기로, 코너링을 잘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역전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지금 여론조사에는 야권 단일화 영향으로 인한 정권교체론 지수가 올라간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단일화 문제가 사그라지고 나면 자연스레 이 후보의 '인물'이 더욱 부각할 것인데 ‘유능 대 무능’의 대결 구도가 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런 전략이 이번 대선을 판가름 지을 '부동층'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내다봤다.


당 관계자는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이 후보의 유세라면 윤 후보는 '무조건 비판', '어퍼컷' 유세로 부동층에게 인식될 것이다. 이미지가 굳어지다 보면 결국 윤 후보의 부동층 흡수는 실패할 것"이라며 "부동층은 '그래도 더 대한민국을 잘 이끌어갈 사람'에게 표를 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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