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신당, 실체 없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11-08 12: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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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비명(非明)계 인사들과도 접촉했다고 밝히면서 ‘몸값’이 치솟았다.


하지만 빈 수레가 요란한 법이다. 실체를 들여다보면 빈 껍데기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을 제외한 다른 비명계 인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그의 ‘혐오 정치’와 ‘싹수없는 정치’가 원인이다.


실제로 민주당 내 대표적인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8일 '이준석 신당' 합류 가능성을 묻자 "신당이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이 전 대표와 같이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 "이 전 대표는 혐오 정치를 기반으로 정치를 하는 분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은 양당, 거대 양당의 혐오 정치를 어떻게 극복하고 새로운 정치 그리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국민 통합의 정치 이런 걸 할 것인가가 목표"라며 "이 전 대표는 혐오 정치를 중심으로 국민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라고 거듭 비판했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최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대하는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여야 정치인들로부터 ‘혐오 정치’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인요한 위원장에게 “미스터 린튼(Mr. Linton)”이라고 부르며 영어로 응대한 것은 “명백한 인종차별”이자 ‘혐오 정치’라는 것이다.


심지어 현직 미국 예일대 교수도 이준석 대표를 향해 “정치인으로서 자격 미달”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런데 그의 ‘혐오 정치’는 이게 처음이 아니다.


지난 대선 당시 이준석은 ‘여성 혐오’를 부추겨 ‘갈라치기’ 득표전략을 사용하는 탓에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을 기반으로 하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는 비교적 단단하게 굳어졌지만, 그로 인해 국민의힘은 ‘혐오 정당’으로 낙인 찍히는 등 상당한 해악(害惡)을 끼쳤다. 그 결과 압승이 예상됐던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신승하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발간한 한 책자에서는 이준석 대표의 발언이 여성 혐오표현의 사례로 언급됐다고 한다. 이준석은 ‘여성 혐오 정치인’이라는 사실이 역사적 기록으로 남게 된 셈이다.


어디 그뿐인가.


그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이동권 보장 시위’ 당시엔 ‘장애인 혐오’ 논란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도 그의 태도를 나무랐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성숙한 정치인이라면 서로의 입장을 조율하기 위해서 애써야 하는데, 섣부른 판단과 언어 사용을 통해 오해나 혐오를 조장하는 것은 성숙한 반응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종성 의원도 “(이 대표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대립이라든지 공권력 등의 발언이 장애인 단체의 감정을 자극한 부분이 있다”라며 “누가 옳다 그르다 싸울 문제가 아니고 정치권에서 최대한 이견을 좁히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질타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이런 비판에도 자신의 잘못을 사과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싹수없는 정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따라서 민주당 비명계가 그와 손잡고 신당을 만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


비명계 조응천 의원도 이준석 신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 "누가 같이하고 그 당의 노선과 비전이 어떤 건지는 전혀 알려진 게 없다"라며 "현실적인 선택지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합류할 사람은 기껏해야 이상민 의원 한 사람 정도다.


그렇다고 해서 국민의힘에서 그와 함께할 사람이 많이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지역구 현역 의원 중에서 그와 함께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심지어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들도 이준석 대표를 따라 탈당한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이준석 신당론’은 소리만 요란할 뿐, 알맹이가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한 셈이다.


그동안 ‘혐오 정치’로 몸값을 올려왔던 젊은 정치인이 지금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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