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보완수사권 폐지하면 안 된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6-07-07 13: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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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밀어붙이는 시점에 광주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를 둘러싼 경찰의 부실 수사와 증거인멸 의혹이 터져 나왔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6일 장윤기 부친 A 경감과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 간 유착 및 증거인멸 등 의혹에 대해 "유구무언"이라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살인범 장 씨는 형량을 줄이기 위해 우발적인 살인을 주장해왔다.


자살을 결심하고 우연히 발견한 여고생을 죽의 동반자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경찰 수사 방향도 그런 쪽으로 흘러가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성범죄를 목적으로 여고생을 살해한 정황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도 경찰은 왜 이런 사실을 몰랐을까?


경찰의 정보가 언론의 정보보다 못한 것일까?


그게 아니었다. 경찰은 몰랐던 게 아니라 감추려고 한 것이다.


실제로 장윤기의 성범죄 목적을 입증할 핵심 증거로 '훼손된 리얼돌'(성인용 인형)이 지목됐지만, 경찰은 초동수사에서 그의 주거지를 수색하고도 정작 실물을 확보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경찰 간부인 살인범 장윤기의 부친은 리얼돌을 폐기해 버렸다. 중요한 증거를 인멸한 것이다.


게다가 장윤기 수사를 담당한 경찰은 장윤기 부친인 장 모 경감과 수십 차례 통화하며 수사 정보를 흘린 정황까지 드러났다.


결국, 수사팀장은 주요 범행 도구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보존하지 않은 점, 차량 압수수색 과정에서 케이블타이(공업용 묶음 끈)를 누락 혹은 은폐한 혐의(증거인멸) 등으로 긴급체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만일 검찰의 보완 수사가 아니었다면 이런 진실들은 그대로 묻혀 버렸을지도 모른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검찰의 보완수사로 성범죄 목적이 드러났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니 '경찰에게만 수사를 맡겨도 되겠느냐'라는 사회적 물음표가 던져진 것은 당연하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의 보완 수사가 없었다면 이번 사건의 진상은 은폐됐을지도 모른다"라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포함한 전체 수사시스템 개편을 위한 여·야·정 협의 테이블 개최를 제안한다"라고 밝힌 것은 그래서다.


같은 당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면 제2·제3의 ‘장윤기 사건’이 터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막무가내다.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민주당의 확고부동한 원칙이며, 당내 이견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처리 시점에 대해 “전당대회 이후에 처리할 계획은 없다”라며 “그전에 처리하는 게 나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국민이 반대하든 말든 전당대회 이전에 무조건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왜 전당대회 이전에 처리해야 한다는 것일까?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가 전당대회 이슈로 부각하면서 이른바 ‘명청대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에게 미칠 영향은 생각조차 않고 오로지 전당대회에 미칠 영향만 생각하는 이런 무도한 정권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는가.


제2·제3의 ‘장윤기 사건’이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민이 나서야 한다. ‘장동혁 사퇴론’과 ‘윤리위 징계론’으로 진흙탕 싸움이나 벌이는 야당은 기대할 게 없다. 국민이 ‘검찰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면 안 된다’라는 강경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오만한 정권에 국민이 직접 경고장을 날려야 한다는 말이다. 무기력한 국민의힘이 아니라 유권자의 힘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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