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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방송(TBS)이 구설에 올랐다.
공적 지원을 받는 방송이 정치적 편향성을 띤 탓이다.
그 논란의 중심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있다.
하지만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심어놓은 미디어재단TBS 이강택 대표와 박원순의 측근인 서정협 시장 권한대행이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불과 3개월 앞두고 ‘알박기’한 유선영 이사장은 이를 바로잡기는커녕 되레 그를 두둔하고 나섰다.
사실 서울시를 이끌 새 시장을 뽑는 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3년 임기 기관장’ 인사를 강행한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인사는 하지 않는 게 관례다.
선거를 앞두고 사장의 임기가 끝난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새로 사장을 임명하지 않고 신임 시장이 뽑힐 때까지 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한 것은 그런 연유다.
그런데 유독 미디어재단TBS에 대해선 고작 임기 3개월짜리 권한대행이 ‘3년 임기 기관장’ 인사를 단행하는 무리수를 둔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교통방송, 특히 김어준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진영’의 논리가 작용한 탓일 게다. 이런 진영의 논리가 방송에도 그대로 적용되다 보니 김어준이 진행하는 ‘뉴스 공장’은 지상파와 종편 모든 프로그램을 통틀어 가장 많은 법정 제재를 받았다.
오죽하면 '뉴스 공장'이 문재인 정권 때인 2016년부터 2022년 4월 11일까지 방송심의위 등으로부터 70여 건의 지적을 받았겠는가.
진보 성향의 학자들도 진영 논리에 매몰된 ‘뉴스 공장’의 편향성을 비판했다.
한겨레신문 출신 손석춘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노골적인 진영 방송”이라고 지적했으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김어준을 “걸어 다니는 음모론”이라며 “(이런 방송은) 멍청한 이들을 위한 판타지물이고 일종의 삼류 문화 콘텐츠”라고 비판했다.
이를 바로 잡으려면 교통방송의 편향성을 초래한 이강택 대표와 유선영 이사장, 그리고 김어준 등 책임 있는 자들을 문책하고 그들을 쫓아내야 하는데 자진해서 물러나지 않는 한 그들을 직에서 쫓아낼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다. 교통방송 대표와 이사장은 법적으로 임기가 정해져 있는 까닭이다. 임기 중에는 그들이 소위 ‘개판’을 치더라도 어쩔 도리가 없다.
하지만 그들도 끝까지 버티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교통방송 예산삭감’이라는 칼을 빼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내년도 교통방송 출연금을 올해 대비 30% 가까이 삭감했다.
시가 지난달 29일 시의회에 제출한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출연 동의안’에는 내년도 TBS 출연금으로 약 232억 원을 편성했다. 올해 출연금(320억 원)에서 88억 원(27.5%)을 깎은 것이다.
명분은 “(TBS가) 독립방송을 표명해 재단을 독립시킨 이상, 재정적으로도 독립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오세훈 시장은 <시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독립재단으로 독립을 원하면서도 본인들이 부담해야 할 부분, 특히 재원 부분에 대해선 전혀 독립에 대한 노력이 없었다”라면서 “(예산삭감은) 진정한 의미에서 독립할 수 있도록 해 드리겠다는 것, 독립하려면 재정도 독립하시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오세훈 시장의 이 같은 결단은 일단 성공적이다. 그동안 이강택 대표 등 정치 편향적인 경영진에 우호적이던 교통방송 노조에서 그들에게 사퇴압력을 놓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교통방송 내부 2개의 노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1 노조와 제2 노조가 현 사장에 대해 신임투표한 결과 1 노조는 70% 이상이, 2 노조는 60% 이상이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자정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내년 2월 임기인 이강택 대표는 물론. 임기가 1년 3개월가량 남은 유선영 이사장도 더는 버티기 어려울 것이다. 내부에서 손가락질을 받으며 버틴다는 건 여간한 철면피 아니면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물러나면 그들에 의해 특혜를 받고 어마어마한 출연료를 챙기던 김어준도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다.
요란한 소리 없이 아주 합리적인 방법으로 TBS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외유내강’형 오세훈 시장의 저력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오세훈 시장과 인터뷰를 마친 <시민일보> 이영란 편집국장은 오 시장을 이렇게 평가했다.
“유연하되 강단 있는, ‘억겁(?)’의 내공으로 무장된 단호한 언변. 10여 년을 훌쩍 뛰어넘은 그의 귀환은 화려했다. 서울 곳곳에 거침없이 ‘오세훈 표 정책들’을 쏟아내는 그의 종횡무진 앞에서 ‘오 시장이 달라졌어요’를 연발하게 되는 풍경은 결코, 낯설지 않다. 확실히 오 시장은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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