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의 ‘대피공간’은 안녕하신가요?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12-02 13: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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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과천소방서 화재예방과장 임영근

 



최근 매스컴에서 쏟아내는 사건 사고의 단연은 ‘홍콩 아파트 화재’에 대한 뉴스이다. 이도 그럴 것이 2일 기준 최소 151명이 사망하고 30여명이 실종되어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아 글로벌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당 아파트는 2,000세대가 입주해 4,6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던 대형 단지의 고층 아파트로 화재(火災)로 인한 피해자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의 사례만으로 치부할 것이 아닌 것이, 올해 2025년 우리나라에서도 공동주택(아파트) 화재 사고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피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보다는 ‘설마 우리 아파트에서는 화재가 발생하지는 않겠지..’라는 안일함으로 방관하는 인식이 대다수이며, ‘대피공간’은 온갖 가재도구나 창고로 사용하는 세대가 있고, ‘피난설비’가 설치되어있는지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세대가 있거나 ‘피난설비’가 설치되어있다 한들 사용하지 못하는 세대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부산 사상구 아파트 13층에서 화재, 10월 경기 구리시 아파트 14층에서 화재, 9월 경기 화성시 아파트 9층에서 화재, 9월 강원 동해시 아파트 3층에서 화재, 8월 서울 마포구 아파트 14층에서 화재, 7월 경기 광명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7월 부산 기장군 아파트 6층에서 화재, 4월 서울 관악구 아파트 21층에서 화재 등.. 위는 화재로 인명피해(사망자)가 발생하여 뉴스에 보도된 사례를 나열한 것이다.

화재(火災)로 인하여 인명피해(사망자)가 발생하는 이유로 ‘대피하던 중’ 연기에 질식하였거나, 낙하물·붕괴 등에 신체가 압착되었거나, 좁은 계단·현관에서의 군중 충돌로 협착되었거나, ‘대피하지 못하여’ 몸에 불이 붙었거나, ‘대피하기 위해’ 추락하였거나 그 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이처럼 인명피해(사망자)가 발생한 원인은 다양하게 있지만, 원인의 공통되는 한 가지는 ‘대피’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대피 방법과 피난설비를 정확히 숙지하고 있으면, 나와 내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아파트 같은 동 라인 입주민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

첫 번째, 우리 집 대피공간에는 피난에 필요한 물품과 장비 외에 불필요한 가구나 가재도구를 치워 피난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유지해야 한다. 대피공간에는 아래층 세대로 대피할 수 있도록 하향식 피난사다리가 설치되어있거나, 복도식의 경우 옆집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경량칸막이가 설치되어있고, 외부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완강기가 설치되어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우리 집에 설치된 피난설비의 종류와 위치를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현재 신축의 경우 관련 소방법에 의거 모든 층의 대피공간 내에 하향식 피난사다라기 설치되어있거나 3층부터 10층까지의 대피공간에 완강기가 설치되어있으나, 구축의 경우 기타 면제 규정을 들어 설치되지 않았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집에는 무슨 피난설비가 어디에 설치되어있는지 정확하기 인지해야 한다.

세 번째, 우리 집에 설치된 피난설비의 사용 방법을 정확히 숙지해야 한다. 피난설비의 종류와 위치를 알았으면 정확한 사용 방법을 알아야 나와 내가 사랑하는 가족 또는 우리 집으로 대피해서 온 입주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지역의 소방서 또는 국민안전체험관에서는 테마별 안전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전문가의 교육을 수강할 수 있으며, 피난사다리 또는 완강기 등 실제 체험을 통해 남녀노소 맞춤형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마지막으로, 과천소방서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소방서에서는 안전교육 및 홍보 담당자가 배치되어 있어 소화기 등 소방시설의 사용 방법에 대한 화재 교육과 심폐소생술(CPR)과 같은 응급처치 교육을 받아 볼 수 있으며, 아파트 화재 피난행동요령(입주민용, 관리자용) 등 화재 피난안전 매뉴얼을 받아볼 수 있으니 소방서에서 추진하는 안전 정책에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

관리자, 입주민, 세대 구성원의 작은 관심은 회복 불가능한 재앙을 예방하는 가장 큰 힘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지금 일어나 대피공간으로 이동해보자.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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