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킬러문항 배제 석달전 이미 예고“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6-20 13: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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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언급은 '갑툭튀'가 전혀 아니었다"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대통령실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이른바 '킬러 문항'을 제외하기로 한 데 대해 "이미 3개월 전 예고했던 내용"이라고 20일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교육부가 올해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문제를 출제하겠다’라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수능 출제를 맡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3월 28일 발표한 시행 계획에서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고 EBS 연계 교재와 강의로 보완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를 갖춘 문항을 출제할 계획"이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었다.


평가원은 특히 "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 교육 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러나) 6월 모의평가에 또다시 킬러 문항이 등장했고,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바로 잡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언급은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옴)가 전혀 아니었다"며 "기존 원칙을 재확인한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사교육 시장의 '이권 카르텔'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하면서도, 이번 기회에 사교육 경감 방안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벼르는 분위기다.


지난달 국가교육위원회가 개최한 '2023 미래 국가교육 대토론회'에서 기조 강연을 맡은 김도연 태재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수능 1등급을 가려내기 위한 고난도 문항·킬러 문항은 꼬고 또 꼬아서 만들기 때문에 전문가도 풀지 못할 정도로 매우 어렵다"며 수능과 같이 시간제한 내에 문제 풀이를 요구하는 평가 방식이 지속되면서 미래교육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공교육 과정 밖 수능 출제 배제'라는 '공정 수능'을 지시했다. 다음날인 16일에는 6월 모의평가 난이도 조절 실패를 이유로 교육부 대입담당 국장이 경질됐다. 이런 가운데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이 전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교육 교과과정 밖 수능 출제 배제' 지시를 내린 지 나흘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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