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복당 허용에 이어 신년 초 문재인 면담 추진 등
김기현 “이방인 출신 李, 비명계에 살려달라 매달리는 것”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검찰 수사의 칼날 앞에서 벼랑 끝으로 몰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박지원 전 국정원장을 복당 시킨데 이어 새해 초 문재인 전 대통령과 면담을 추진하는 등 '공동운명체 끌어안기'로 출구전략을 도모하는 아니냐는 관측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5일 “이 대표가 내년 1월 첫째 주 부산·울산·경남에서의 '민생 경청투어' 도중 경남 양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과 만난다는 계획”이라며 "인근 봉하마을에도 들러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와도 면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된 상황과 맞물려, 특히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한데 묶인 공동운명체로서 당내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실제 앞서 이 대표가 최근 "검찰이 서해 피격 사건이나 월성 원전 등 전 정부를 겨냥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전방위적 야당 파괴 공작"이라고 강조한 것을 두고도 '단일대오를 당부했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친이재명계 핵심 관계자는 "윤석열 검찰이 사실상 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를 동시에 겨누고 있는 것 아니냐. 사실상 운명공동체"라며 "전해 듣기로 문 전 대통령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으로 정태호 의원을 내정한 것도 '문심' 끌어안기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도 몸담은 정책통으로, 친노·친문계 핵심 인사로 꼽힌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서 정책을 총괄했다.
친문을 중심으로 한 비이재명계 일각에서 '이재명 자진사퇴 및 비대위 구성'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이들과의 화학적 결합을 모색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통상 민주연구원장은 당대표의 측근 인사가 맡아 왔다"며 "정 의원이 비록 정책 전문가기는 하지만 친문계 초선인 점을 비춰보면 의외의 인선"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당권 주자로 나선 김기현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친문계와 DJ계에 긴급 구조요청을 했다"며 "이미 썩어 흔들리는 치아는 뽑아야 하지, 옆의 다른 치아와 연결해 묶는다고 버텨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복당, 정태호 의원 민주연구원장 내정을 언급하면서 "이방인 출신으로서 자신의 비리 의혹으로 당내 기반이 심각하게 흔들리는 이 대표는 자신을 기적처럼 구원해 줄 동아줄을 찾고 싶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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