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친문계 최고위원과 비명계 최고위원이 19일 2021년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살포했다는 의혹의 중심인물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조기 귀국을 압박했다.
친문계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돈을 주거나 받은 게 아니라면서 왜 녹취록에 그런 말들이 들어가 있는 것이냐"라며 "떳떳하다면 피할 이유도, 미룰 이유도 없다. 민주주의를 더 이상 후퇴시키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조기에 귀국해 검찰수사에 임하라는 것이다.
고 최고위원은 "최근 불거진 돈봉투 사건은 우리 모두의 싸움을 무력하게 만들었고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우리의 정당성마저 잃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전 대표는 민주주의를 위해 치열한 싸움도 마다하지 않던 정치인으로 기억한다"며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라면 적극 해명해야 할 일이고 작은 잘못이라도 있는 것이라면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오영환 민주당 의원은 정치개혁을 이루지 못했다며 스스로 권한을 내려놨다. 이런 후배 앞에서 어떤 선택이 존중받을 것인지 송 전 대표는 누구보다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비명계 송갑석 최고위원도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에게 빠른 귀국을 간곡하고 엄중하게 요청드린다"며 "책임있는 자세로 직접 나서서 일말의 의구심도 남김없이 진실을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송 최고위원은 "이번 녹취록을 둘러싼 의혹으로 당의 도덕성과 정체성이 뿌리채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 처해있다"며 "그간의 정당 혁신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그는 "송 전 대표는 프랑스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만 예고할 뿐 귀국 요구에 대해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개인적 일탈 행위이다', '나와 아무 관련 없다', '귀국해 따로 할 말 없다'고 말하는 송 전 대표의 무책임한 말을 지켜보며 당원과 국민은 당혹감과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송 전 대표 본인의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당이 치명적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사태 수습을 위한 마땅한 책임을 져버려선 안 된다"며 "전임 대표이자 최고 어른인 상임고문답게 송 전 대표가 있을 곳은 프랑스 파리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송 전 대표는 현재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으로 오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정치자금 의혹과 조기 귀국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우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치인은 모름지기 무한책임의 자세를 마땅히 지녀야 한다"며 "송 전 대표의 조속한 귀국을 당이 공식 요청한 것이기에 상응하는 화답을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 입장과 사실관계를 제대로 밝히기 위해서라도 조속히 입국해서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설명할 것은 설명하는 과정을 밟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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