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시기 놓고 당권주자 간 갈등 불가피
김기현 “비대위 체제 지연, 바람직하지 않아"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내달 1일 첫 회의와 함께 출범할 예정이었던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일정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최대한 정치활동을 자제하기로 한 당 지도부 지침에 따라 무기한 연기되면서 전당대회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조강특위를 통해 사고당협 정비와 당무감사 등 전대 준비를 본격화하려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계획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는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조강특위 출범을 무기한 연기한 배경을 두고 사고당협의 위원장을 뽑는 과정에서 야기될 정치 공방을 우려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있어 주목된다.

당 관계자는 31일 “지도부는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조강특위를 통과했던 당협위원장 후보들의 지역 역시 새로 심사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결국 이 전 대표와 가까웠던 이들을 배제하는 결정이 나오면 당내 분란이 불가피한 데 참사 국면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깔려있다”고 밝혔다.

특히 당무감사는 기존 당협위원장을 교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만큼 조강특위 구성보다 더 큰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당권 주자들 간에 첨예한 이해관계가 달린 전대 시기 역시 마찬가지다.

전대 시기가 늦춰지면 정진성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당권에 도전할 공간이 커지면서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당내 일각에서는 정진석 위원장이 자신이 출마하려고 의도적으로 전대 시기를 늦추고 대대적인 당협 정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당대회 시기하고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연기하고는 크게 관계는 없을 것"이라며 "꼭 연계된 그런 함수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한 김 의원은 "(이태원 참사로) 당장 당에서 정치적 활동은 다 중단하거나 자제하고 있다. 조강특위도 중단되는 것이 당연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 우선 (이태원 참사) 사고의 원인과 그에 대한 책임 규명에 전념해야할 것 같다"며 "나머지 정치일정은 소화할 수 있는 상황을 봐가면서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예전부터 원론적으로 ‘(전당대회를) 빨리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말해왔다"며 "대통령 임기 초반에 여당 지도부가 제대로 편성되지 못해서 비상대책위원회로 운영되는 것은 국민에게 주는 메시지가 결코 안정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외부적 사정이 녹록지 않아 지연되고 있는데 빨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거듭 빠른 전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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