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재판 또 파행...부인 이어 변호인까지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8-10 14: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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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영화 아수라의 데자뷔를 보는 것 같아”
한동훈 “마피아 영화에 나오는 증거 인멸 시도”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 부지사 재판이 파행에 파행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영화 아수라의 데자뷔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마피아 영화에서 나오는 극단적인 증거 인멸 시도”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화영 전 부지사는 '2019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대가를 쌍방울이 대신 내주기로 한 걸 이재명 지사에게 보고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그런데 그 이후에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부지사의 진술 직후 재판장에서는 뒷거래 내막이 의심되는 부부싸움이 벌어졌다"라며 "또 이 전 부지사의 의사에 어긋나는 변호인이 선임되더니 당사자도 모르는 재판부 기피 신청서와 증거의견서 등이 제출됐다. 본인의 의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되고 무효화됐다"고 했다.


이어 "해당 변호사는 과거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변론을 맡았던 친명계로 알려져 있다"며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이화영 씨의 입을 막아 모든 책임을 이화영 씨 혼자 뒤집어쓰고 가려고 하는 의도로 그 변호를 자임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김 대표는 "그렇다면 그 변호사는 변호사 윤리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형법상 범죄 은닉죄도 해당할 수 있는 매우 중대한 사건"이라며 "이 점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정에서 부부싸움, 변호인의 중도 퇴장과 같은 촌극이 연출되고 있다"며 "수도권 근교의 가상 중소도시 안남시를 배경으로 조직 폭력배를 등에 업은 안남시장과 뒷일을 처리하는 대가로 돈을 받는 공무원 등이 한데 엮어 공직을 자신의 출세 수단으로 악용하는 스토리의 영화 아수라의 데자뷔를 보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 아수라에서 안남시장이 측근을 시켜서 증인을 회유하고 협박하는 모습이 오늘의 현실에 다시 재현되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꼼수로는 진실의 힘을 막을 수가 없다. 권력으로 정의와 법치를 가로막으려는 시도는 환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조만간 증명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한동훈 장관도 전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리는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 참석 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이 다 보는 백주대낮에 공개 법정에서 이런 게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스에게 불리한 법정 진술을 입 막으려는 것은 마피아 영화에서 나오는 극단적인 증거 인멸 시도이고 사법 방해"라고 비판했다.


한 장관이 말한 '보스'는 이재명 대표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이 이 전 부지사가 아닌 이 대표를 보호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으로 해석된다.


이에 진중권 작가는 같은 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표현이) 적절한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한동훈 장관) 말 자체는 맞다"고 했다.


즉 "그 재판에서 (이 전 부지사가)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이 대표도 대북송금 알고 있었다), 이재명 대표한테 불리한 내용(을 진술하려 했다), 공판이 진행돼야지 증거로 채택될 거 아니냐"며 "이걸 갖다 무산시켜 버렸다, 누가 봐도 사법방해"라는 것.


이어 "변호사는 누구 변호사냐, 이화영을 변호하는 거냐, 아니면 이화영 부인을 변호하는 거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가만히 보면 (김 변호사는 이화영 전 부지시가 아닌) 이재명을 변호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보는 까닭에 대해 "의견서 내고, 재판부 기피신청 내고, 안 받아들여지니까 또 사임을 했다. 이는 한마디로 재판을 파행시키러 나온 것"이라며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8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재판은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덕수 김형태 변호사가 피고인 의사와 무관한 증거의견서 및 재판부 기피 신청서, 사임서를 내고 퇴정하면서 공전했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에게 '쌍방울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북한에 돈을 썼는데, 우리도(도지사 방북) 신경 써줬을 것 같다'는 취지로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측의 대북송금 대납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를 가려줄 것으로 보였던 이화영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의혹 재판은 변호사 퇴정으로 파행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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