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폭탄 던진 추미애, 고립무원?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7-05 14:3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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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계 정성호 “이재명에 부담…줄 설 수 없어” 선 긋기
박지원 "지금 이 순간 왜 저런 말 하는지 의심스럽다“ 지적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격하는 등 내부 폭탄을 던지는 방식으로 이재명 대표에게 줄을 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되레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은 “줄을 서려고 해도 (당과 이 대표에게)부담이 돼서 오히려 줄을 설 수 없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긋고 나섰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저격하고, 당시 당 대표였던 이낙연 전 대표를 저격하는 것이 어떻게 이재명 대표에 줄 서는 것이 되냐”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진행자가 ‘이재명 대표측에서는 오히려 부담스러운가’라고 묻자 정 의원은 “당연히 부담스럽다. 가장 중요한 것이 당의 통합이고, 친문 비문, 친명 비명을 넘어 총선 승리를 위해 하나가 돼야 하는 건데 자꾸 과거를 파헤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답했다.


앞서 추미애 전 장관은 최근 수차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장관직 사퇴 배경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퇴 종용’이 있었으며, 당시 당 대표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이를 요청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저의 '사직서'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를 두고 여권 등 정치권 일각에서는 추 전 장관이 이재명 대표측에 서서 차기 총선 공천 등 정치 재개를 노리는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정성호 의원은 “이 상황에서 (추 전 장관이)그런 말씀을 왜 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라면서 “당시 추 장관은 검찰개혁에 전력을 다 하고 있었지만, 검찰개혁이 실패했다고 인정되던 상황이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국무위원이었던 본인이 진퇴와 관련해 여러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당의 단합에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당시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이 순간 추미애 전 장관이 왜 저런 말씀을 하시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박 전 원장은 “저도 장관을 해봤고 국정원장도 하고 비서실장도 해봤지만 자기가 스스로 물러가는 사람도 있지만 대개는 그 자리에 오래 있고 싶어 한다. 저도 윤석열 대통령이 10일에 취임하고 11일 아침 9시에 ‘너 물러나’ 하니까 기분이 나빴지만 인사권자가 나가라고 하는데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출직은 임기가 보장되지만 임명직은 비정규직이다. 지금 현재 민주당이 최대 개혁, 혁신은 단합해서 강한 민주당이 돼야 하는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왜 저런 얘기들이 당내에서 문제가 되는지, 서로 좀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그는 ‘추 전 장관이 정치 복귀를 생각하고 있는 건가’라는 질문에 “당연하다”며 “추미애 전 장관은 정치인이고 지금까지 정치를 해왔는데 그러면 자기가 총선에 출마해서 국민의 심판을 받아보겠다고 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밝혔다.


이재명에 줄을 서려 했으나 되레 자충수가 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낙연계와 친문계의 반발이 거세다.


친낙계인 신경민 전 민주당 의원은 최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추 전 장관은 맞지도 않은 얘기를 방송에 나와서 버젓이 하고, 그것을 사실로 하고 있다"라며 "추 전 장관이 경질되는데 이 전 대표가 당에 있으면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계속 이렇게 가는 건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서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추 전 대표가 뭘 하려 그러는지 짐작은 간다.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하는 건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인사들도 즉각 추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KBS 라디오에서 "(추 전 장관)본인이 본인의 뜻으로 당시에 장관을 그만둔다고 해놓고 지금 와서 문 대통령이 그만두라고 했다는 것은 우선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잘 알지만 문 대통령이 '그만두라' 그렇게 얘기 안 했다"며 "문 전 대통령은 누구 보고 딱 잘라서 '그만두라'고 하실 분도 아니다"고 강변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CBS 라디오에 나와 "할 이야기들도 많이 있지만 결국 제가 여기에 말을 보태게 되면 내부 싸움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좀 많이 든다"라며 "저는 진흙탕 싸움은 별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라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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