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검찰에 출석하면서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다수의 의원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당 대표의 검찰 출석길에 지도부가 동행하는 것에 대해 "이 행위는 방탄 프레임을 더 공고히 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혼자 검찰에 출석해야 한다'는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에 "원론적으로 동의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의원은 "이 대표가 계양에 출마할 때부터 여당의 방탄 프레임이 작동되기 시작했다. 지금 임시국회를 열어도 방탄, 뭘 해도 방탄"이라며 "그러면 그때마다 우리는 이거 방탄 아니라고 알리바이를 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아무리 헛발질을 하고 여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볼썽사나운 일을 해도 그 과실이 우리한테 돌아오지 않는 것은 방탄 프레임에서 도저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오늘 (지도부가 검찰에) 나가는 것도 국민께서 알리바이를 아무리 대봐야 이제는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직격했다.
조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바라보는 당내 분위기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똘똘 뭉쳐야 한다' 혹은 '분리 대응해야 한다'고 명확히 자기 입장을 밝히는 사람은 소수"라며 "거의 절대 다수가 현 상황을 굉장히 우려하면서 목소리를 안 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 과정에서) 명확한 증거가 나오거나 사법적인 절차가 획기적으로 진전이 될 때 그때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고 전망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네이버, 두산건설, 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170억여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지난해 9월 30일 성남FC에 후원금 55억 원을 내고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천여 평을 상업 용지로 용도 변경하는 데 특혜를 받은 혐의로 전 두산건설 대표 A씨 등을 먼저 기소한 뒤 나머지 기업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왔다.
최근 네이버와 차병원도 각각 30억 원대 후원금을 내고 그 대가로 제2사옥 및 의료시설 용적률 상향 등의 편의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기업 관계자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시의 후원금 요구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과 시에 제시할 민원 내용을 정리한 문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찰은 이 대표에게 기업들의 후원금 배경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와 이를 직접 지시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전망이다.
그동안 이 대표는 관련 혐의를 부인하며 검찰 소환에 대해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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