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정진상에게 넘긴 돈은 이재명을 위한 돈“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12-13 14: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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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저는 단 1원의 사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정진상 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의 관계를 "빛과 그림자"라고 설명하며 "(과거 정 전 실장에 넘긴 돈은) 이재명 지사를 위해 준 돈"이라고 밝혔다.


13일 유 전 본부장은 KBS 인터뷰에서 '2014년 당시 선거자금 흐름에 대해 이재명 당시 시장이 알고 있었던 거냐'는 취재진 질문에 "벌어진 모든 일을 다 알고 계셨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가) 그것들을 모르고 지나가면 아마 정 전 실장 자체가 못 배겼을 것이다. 빛과 그림자였다고 할 수 있는 정 전 실장이, 본인이 알고 있는 내용을 공유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모든 걸 처리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전 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자신의 관계에 대해선 "2009년쯤 정진상, 김용, 저 이렇게 셋으로 늘 '우리는 형제다'라고 이야기를 했다"라며 "우리 셋은 이제 이재명 지사를 모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정 전 실장의 뇌물 혐의 가운데 2013년 초부터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1000만 원씩 받았다는 내용과 관련해선 "이재명 지사를 위해 준 돈"이라며 "이재명 지사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이재명 시장은 하기 어려운 것들, 남들이 못 챙길 것들은 제가 다 챙겼다"고도 했다. 다만 구체적인 자금 흐름이나 용처에 대해선 "재판에서 말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진술 태도를 달리한 것에 대해선 "제가 너무 한 방면만 보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믿은 아닌가 하는 반성이 있었다"라며 "아무 잘못 없고 열심히 일하던 고 김문기 씨가 갑자기 그렇게 되시고, 또 유한기 본부장께서 그렇게 되시고 제가 출소하더라도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됐단 게 실감이 나지 않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표는 대선 당시인 지난해 12월, 김 처장을 "시장 재직 땐 몰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서운함도 표현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김 전 처장을 알았다는 근거로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일하던 2015년 1월 함께 갔던 호주 출장을 제시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 실장이 '좀 편한 사람(이 대표가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데리고 오라'고 해서 그 전부터 리모델링을 하면서 알게 됐던 김문기 팀장이 아니었나 생각됐다"며 김 처장과 함께 출장길에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 당시 골프를 세 명(이재명 대표, 유동규 전 본부장, 김문기 처장)이 함께 쳤다"며 "이재명 시장님의 카트를 몰아주고 5시간 동안 내내 같이 이야기한 게 바로 김문기 팀장"이라고 회상했다.


'대장동 사업' 이후 김만배 씨와의 관계에 대해선 "김만배 기자와 다툰 적이 있는데, 얼마 뒤 정 전 실장에게 전화가 와 '잘 하라'라고 그러더라"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왜 잘해야 되냐' 물었더니 '(김만배 씨가) 생각보다 세다, 네가 잘 해야지' 그러더라"라고 덧붙였다.


2014년, 이재명 대표가 당시 성남시장으로 재선됐을 당시의 일화도 유 전 본부장은 털어놨다. 당시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대장동 주민들은 개발 방식 가운데 '수용' 방식보다 원주민이 이익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환지' 방식을 원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를 떠올리며 "이재명 시장님께서 당선됐는데 거기 주민들이 그분들의 숙원을 해결해줄 적임자로 생각해서 몰표를 줬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장동 사업은 민관 합동 '수용' 개발 방식으로 추진됐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이재명 시장이) 오시고 얼마 안 돼서 사실 바깥으로 나가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공영 개발이 확정됐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제가 그 부분을 주민들한테 너무 해가 되는 거 아니냐고 이야기했더니, 이거 지금 방송에다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듣는, 있는 그대로 말씀을 드리면 '고작 400표다' 라고 (이 대표가) 말씀하셨다.


유 전 본부장은 "나는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서 받아야 할 벌을 받을 것"이라며 "다른 분들도 솔직하게 벌 받을 부분들은 받고 사과할 부분들은 사과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터뷰에) 나왔다"고 말을 맺었다.


앞서 지난 9일 이 대표는 정 전 실장 기소에 대해 "법정에서 무고를 증명해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면서 "거듭 말씀드리지만, 저 이재명은 단 1원의 사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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