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사고 조사 결과··· "순직 조종사, 민가 추락 막으려 끝까지 조종간 잡아··· 비상 탈출 안해"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1-13 1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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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기지를 이륙하던 중 추락한 공군 F-5E 전투기의 조종사는 민가의 피해를 막고자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공군에 따르면 조종사 고(故) 심정민(29) 소령은 지난 11일 죽음의 순간까지 사투를 벌였던 정황이 사고 조사에서 드러났다.

공군은 "현재까지 일부 비행기록장치를 분석한 결과, 순직 조종사는 다수의 민가를 회피하기 위해 탈출을 시도하지 않고 조종간을 끝까지 잡은 채 민가 인근 100m 떨어진 야산에 충돌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조사 결과, 고인이 조종하던 F-5E는 지난 11일 경기 수원기지에서 이륙 후 상승하던 중 항공기 좌우 엔진화재 경고등이 켜지고 기체가 급강하했다.

심 소령은 당시 관제탑과 교신에서 두 차례 '이젝트'(Eject·탈출하다)를 선언하며 비상탈출 절차를 준비했지만, 끝내 순직했다.

특히 심 소령이 비상탈출을 선언하고 추락하기까지 10초가량의 시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0초면 조종사가 비상탈출 장치를 작동시켜 탈출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라는 게 공군의 설명이다.

공군사관학교 64기로 2016년 임관한 심 소령은 경량급 전투기인 F-5를 주기종으로 5년간 조종 임무를 수행하다 지난 11일 순직했다.

심 소령의 영결식은 오는 14일 오전 9시 소속부대인 공군 제10전투비행단에서 엄수된다.

영결식은 유족과 동료 조종사 및 부대 장병들이 참석한 가운데 부대장으로 치러진다.

유해는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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