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대북송금 대납 요구 의혹' 경기도청 압수수색

채종수 기자 / cjs7749@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2-22 15: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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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실·비서실 등 10곳 대상
檢, 이화영 피의자 신분 소환
李 "전혀 모르는 사실" 부인
▲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2일 오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근무한 경기도청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압수수색 대상은 이 전 부지사가 근무했던 경제부지사실(옛 평화부지사), 비서실, 평화협력국, 도의회 사무처 등 10여곳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경기도청 비서실로 들어서는 검찰 관계자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수원=채종수 기자]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근무한 경기도청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날 수원시와 의정부시에 있는 경기도청 남·북부청사 등에 수사관 등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본청사 내 도지사실 및 도지사 비서실, 경제부지사실(옛 평화부지사실), 기획조정실, 북부청 내 제2행정부지사실, 평화협력국, 축산동물복지국, 기후환경에너지국, 직속기관인 도 농업기술원, 도의회 기재위원회·농정위원회 등 경기도 사무실과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 전 부지사 비서실장 주거지 등 10여곳이다.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 중인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게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해 달라고 요구한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 전 부지사를 외화를 밀반출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공범으로 적시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김 전 회장에게 "북한에 스마트팜 비용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향후 경기도 대북사업이 어려워진다"며 "쌍방울 그룹이 경기도를 대신해 스마트팜 비용을 북한에 지원해달라"는 취지로 요청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북한에 스마트팜 비용을 대주기로 한 뒤 이 전 부지사를 통해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통화했고, 자신에게 "고맙다"고 말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대북 송금 과정이 이 대표에게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 대표와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혐의와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의 대북 송금이 이뤄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경기도를 위해 쌍방울이 북한에 금전을 제공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대북송금이 필요한 경기도의 어떠한 대북 활동도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의 뇌물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 등 경기도 관계자들도 쌍방울과 경기도의 연관성을 묻는 검찰 측에 줄곧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 전 부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부터 2년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맡아 대북 교류·협력 사업을 전담한 바 있다.

검찰은 쌍방울 측이 킨텍스의 호텔 건립, 태양광 시설 사업, 남북교류 사업 등에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데 도움을 받고자 이 전 부지사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경기도청 측에서는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반복적인 압수수색"이라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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