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민감한 국제적 이슈 건드려 외교 파장 걱정”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최근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UAE 방문 중 발언이 외교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18일 “미국의 시각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해 미국은 아주 나쁜 나라 중 하나라고 규정을 짓고 있고 관계도 상당히 안 좋다. 미국 등 서방의 입장이 많이 반영된 표현”이라며 이같이 말하면서도 “그러나 (이란은)우리가 그렇게 얘기할 존재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 대통령께서는 이번 순방을 경제외교로 방점을 찍었는데 이를 가리는 말실수가 또 발생했다”며 “한두번도 아니고 윤 대통령이 외국 나갔다 하면 사고가 터지니까 국민들은 조마조마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국내 문제도 아닌 국제적으로 매우 민감한 이슈를 건드려서 외교 파장이 상당히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또 UAE의 적은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다 하는 얘기를 굳이 뭐 하러 전했나”라며 “우리의 형제국인 UAE를 위해 있는 것이니 보람이 있을 것이라고 격려하면 끝나는 문제인데 가만히 있는 이란을 건드리니까 상황이 만만치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구나 이란은 우리와의 관계도 굉장히 좋았다가 요즘 우리를 미국의 앞잡이로 보고 굉장히 사이가 예민한 상태인데, 수교 대금 70억불을 줘야 할 채무도 있고 지급을 해야 하지만 미국의 대이란 제재 때문에 지급도 안 하고 있다”며 “이란으로서는 우리를 상당히 예민하게 볼 수밖에 없는데 중동 현지에서 (윤 대통령이)이런 말씀을 해버리니 이건 분명히 실수”라고 질타했다.
또 그는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말은 맞지도 않다. 전쟁을 한 적도 없고 그냥 으르렁 거리고 사이가 안 좋은 정도의 관계”라며 “오늘날은 상당히 개선되고 양국이 노력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준비된 발언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랬으면 윤 정부의 참모들은 그 수준이 엉망진창이라는 걸 드러내는 것”이라며 “외교 등에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을 텐데 지금 국제적 관계나 이슈들에 대해 전혀 생각없이 일반적 입장만 반영한 내용을 대통령에게 조언했다고 한다면 더 기가막힐 일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그냥 우연히 즉흥적으로 한 것이고 어디서 잘못 입력된 내용이 나온 것이라는 말실수라고 하고 싶다”며 “우리나라도 이란에게 괜히 이런 저런 해명하는 것도 구차하게 들리니까 깔끔하게 말실수고 미안하게 됐다고 사과하는 것이 오히려 한-이란 관계를 다시 복원하고 국익에 맞게 외교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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