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이 한국서 받은 '노하우' 대가는 과세 대상"

박소진 기자 / zini@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6-05-18 16: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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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法 "한미협약상 법인세 면제 '자본적 자산' 아냐"
"추가심리 필요"…美 제약사 승소 원심 파기환송

[시민일보 = 박소진 기자] 대법원이 미국 기업이 한국 기업에 기술 노하우를 이전하고 받은 대가도 법인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기존 2심 판단을 뒤집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미국 제약사 제노스코가 동작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환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이번 사건은 제노스코가 2016년 유한양행과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에서 비롯됐다. 제노스코는 간암 표적 치료용 화합물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이전하고 그 대가로 기술료를 받았다.

유한양행은 해당 기술료 중 일부인 5억원을 지급하면서 국내 과세당국에 원천징수 방식으로 법인세를 납부했다.

쟁점은 해당 노하우 이전 대가가 한미조세협약상 비과세 대상인 '자본적 자신의 처분 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한미조세협약 16조 1항은 '자본적 자산의 매각·교환·처분으로 발생하는 소득은 과세가 면제된다'고 정한다.

앞서 2심은 제노스코가 넘긴 노하우가 자본적 자산에 해당한다고 보고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한국 법 체계상 '자본적 자산' 개념이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1976년 한미조세협약 체결 당시 미국 세법 기준을 바탕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봤다.

특히 우리나라 법에 '자본적 자산'이라는 개념을 찾을 수 없다며 1976년 한미조세협약 체결 당시 미국 세법의 문맥에서 그 의미를 찾았다. 당시 미국 세법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깎이는 '감가상각 대상 재산'은 자본적 자산에서 제외됐다.

대법원은 "사업에 사용되는 노하우 역시 감가상각 대상에 해당한다"며 "한미조세협약이 규정하는 '자본적 자산'의 범위에서 일반적으로 제외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법원은 해당 노하우가 '무형의 개인재산'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면서, "해당 소득은 노하우가 매각되는 장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취급돼야 한다"며 노하우가 매각된 장소 등에 관해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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