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영웅의 귀환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6-24 16: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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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보훈청 등록관리팀 황지영
 
나는 영화배우 중 케빈 베이컨을 좋아한다. 요즘 출퇴근 중에 유튜브를 자주 보는데 우연히 케빈 베이컨 주연의 ‘챈스 일병의 귀환’이라는 영화를 접하게 되었고, ‘6월 호국보훈의 달 추천영화’라는 문구도 있어서 77분의 시간 동안 오랜만에 집중해 보았다.

‘챈스 일병의 귀환’은 실화를 영화로 만든 작품으로, 2004년 9월 이라크에서 전사한 미국 해병대의 챈스 펠프스 일병(당시 19세, 사후 1계급 특진)의 유해를 유족에게 운구하는 책임을 맡았던 마이클 스트로블 해병 중령이 신문에 기고한 글을 바탕으로 미국 HBO사가 2009년에 TV용 영화로 제작해 방송됐다.

2004년 4월, 이라크전에 참전한 미군의 사상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본국에서 전략분석의 일을 맡고 있던 미 해병대의 마이클 스트로블 중령은 위험한 전쟁터를 젊은 병사들에 맡긴채 안전한 곳에 남아있는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을 느끼며 일상을 보내던 중, 전사자 명단에서 자신과 출신지가 같은 열아홉살의 챈스 펠프스 일병을 발견하고 그의 유해를 유족이 있는 곳까지 운구하는 임무에 자원해 운구 여정 중에 등장하는 평범한 시민들이 챈스 일병의 유해를 대하는 모습들이 담담하면서도 매우 감동적으로 그려지며, 특히 챈스 일병의 유해에 경례하는 중령의 모습에서 전사자에 대한 존경과 예우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챈스 일병의 귀환’을 보면서 2020년 12월4일 범어사에서의 ‘호국영웅 귀환 행사’가 떠올랐다.

국가보훈처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6.25전쟁 당시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으나 미처 시신을 수습하지 못해 산야에 잠들어 있는 전사자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 범어사는 6.25전쟁 당시 전사자를 위한 추모 위령재를 봉행해 한국 국립현충원의 시원(始原)이 됐으며, 야전병원이 되어 고통 받는 군인들과 시민들의 안식처였다.

호국불교의 도량으로서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범어사에서 호국영웅 귀환행사가 개최된 것이다.

귀환행사 대상자인 故 이형술 하사는 경남 통영에서 태어났으며 1951년 6월25일 8사단 10연대 소속으로 입대, 강원도 양구 백선산에서 전사했는데, 2020년 12월4일이 되어서야 전사자 신원확인통지서, 전사자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 등이 유족인 남동생에게 전달됐다.

보훈공무원으로서 호국영웅 귀환행사에 참석하며, 전사자의 유품이 너무 늦게 전달된 점에 대해 죄송함과 안타까움이 앞서지만, 유가족에게 조금의 위로가 되었기를 기대하며, 호국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챈스 일병의 귀환’과 ‘호국영웅의 귀환 행사’는 미국이든 대한민국이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분을 존중하고 기억하며 그 분들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모습을 담고 있다.

아울러 국가보훈처의 국정과제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임에 비추어 보면 국가책임의 무게가 느껴진다.

대한민국을 지켜주신 6.25참전 국가유공자, 호국영웅께 감사드리며, 이 땅의 영원한 평화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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