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참전용사의 영원한 안식처, 유엔 기념공원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7-22 16: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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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보훈청 등록관리팀 이양순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자 국제 평화를 위해 국제 연합 회원국들의 병력으로 유엔 군이 편성돼 많은 나라가 전쟁에 참전했다.


우리나라의 위상이 지금과는 달라 동양에 위치한 작은 나라로 인식되고 있을 뿐이었던 당시를 감안하면 우리를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서준 참 전국 들의 결정이 다시 한 번 고맙게 느껴진다.

우리나라가 3년에 걸친 전쟁을 끝내고 1953년 7월27일 정전을 맞이하게 된 데는 유엔 참전 국들 의 도움이 컸고, 전쟁 이후 우리나라가 눈부신 경제발전과 민주화 과정을 거쳐 오늘날 세계속의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것도 유엔 참전 국과 수많은 해외 참전 용사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6.25전쟁 정전 70주년인 2013년에 정전 협정 일인 7월27일을 '유엔군 참전의 날'로 제정하고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기념식을 진행하고 있으며, 유엔군 참전의 역사적 의의를 되새겨보고 참전 용사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에는 유엔 참전 용사들의 희생을 기릴 수 있는 의미 깊은 장소가 있다.

바로 남구 대연 동에 위치한 유엔 기념 공원이다.

유엔 기념 공원은 1951년 1월18일 유엔군 전사자를 매장하기 위해 유엔군 사령부가 조성한 묘지로, 유엔에서 지정한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이다.

묘지가 조성된 1951년부터 1954년 사이에 유엔 기념 공원에는 약 1만1000명의 유엔군 전사자가 안장돼 있었으나, 그리스 등 7개국 용사의 유해 전부와 그 외 참전 국가의 일부 유해가 조국으로 이장 되고 현재 11개국의 2300여구의 유해가 잠들어 있다.

유엔 기념 공원은 상징 구역, 주묘역, 녹지 지역으로 구분되어 있고 녹지 지역에는 유엔군 위령탑, 4만여명의 참전 전사자의 이름이 새겨진 유엔군 전몰 장병 추모 명비, 11개의 계단으로 구성된 수로(水路)인 무명 용사의 길 등이 있고, 6.25 전쟁 참전 후 생존해 있던 유엔군 참전 용사들의 안장이 이뤄지고 있는 참전 용사 묘역이 있다.

그리고 묘역과 녹지 지역 중간에는 도은트 수로가 있는데, 유엔 기념 공원 안장자 중 최연소자(17세)인 호주 병사 J.P 도은 트의 성을 딴 이 수로는 삶(녹지 지역)과 죽음(묘역) 사이의 경계라는 신성함을 함축하고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기념관과 추모관 을 갖춘 유엔 기념 공원은 묘지임에도 불구하고 공원이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영면에 들어 있는 참전 용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찾는 방문객도 많지만, 인근 주민들은 365일 개방돼 있는 이곳을 방문해 참전 용사들의 안식을 방해하지 않고 그들만의 시간을 보내곤 한다.

묘역 외곽을 조용히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이 곳에 잠들어 있는 사람들에 대해 잠시라도 생각해 보게 된다.

가족을 떠나 낯선 나라에서 평화를 위해 싸우다 전사한 용사들, 전쟁을 무사히 겪고 고국에서 가족들과 살아가다 삶을 마무리하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 용사들. 그들에게 한국이란 곳은 어떤 기억으로 남았을까?

기회가 되면 한번쯤 유엔 기념 공원을 방문하여 유엔 참전 용사의 값진 희생을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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