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이재명, ‘양당 대표 회동’에 빨간 불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3-13 16: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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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李 주변 죽음의 그림자, 아수라처럼 오싹”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1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해 “이 대표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죽음의 어두운 그림자와 조폭의 그림자는 마치 영화 ‘아수라’처럼 등골이 오싹하고 섬뜩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따라 양당 대표 회동이 이루어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측근인 5명이 잇따라 숨진 사실을 거론한 후 “진실을 이기는 권력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린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남긴 유서에는 불리한 상황에서 측근들을 버리고 책임을 부하직원에게 전가하는 이 대표에 대한 서운함이 담긴 취지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며 "부하 잘못에 대해서도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하는 것이 장수의 기본자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거꾸로 자신의 책임에 속하는 사항까지 부하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으니 장수로서 자격 자체가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벌써 5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자신을 도왔던 측근에 대한 비보가 전해지는 가운데서도 이 대표는 현장 최고위를 한다면서 경기도를 찾아 되레 검찰수사를 비난하기까지 했다"며 "간접 살인의 책임을 져야 할 분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하는 참담함은 상식을 가진 민주당 내 일부 지각 있는 의원들도 느끼고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SNS에 김 대표를 향해 “신임 당대표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잘하기 경쟁’으로 위기에 처한 국민의 삶을 구하는 데 머리를 맞대자”고 밝혔다. 김 대표가 지난 8일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빠른 시일 내에 이 대표 등 야당 지도부를 만나겠다”고 한 것에 대한 대답이었다.


신임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임기 시작 일주일을 전후해 취임 인사 차 상대당 지도부와 회동을 가지는 것이 국회의 관례다. 지난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취임 이틀 만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났고, 지난 2021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취임 일주일 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했다.


하지만 양당 대표가 협력하는 모습은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김 대표는 당시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였던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의혹’ 공세 선두에 섰다. 그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 대표의 공직 사퇴 및 대선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당시 김 대표는 ‘대장동 특검’ 수용을 주장했고, 민주당은 반대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공격을 그 이상의 화력으로 되갚으며 응수했다. 당시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 의혹’을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주장하며 “이 전 대표는 봉고파직(封庫罷職·관가의 창고를 봉하고 파면함)에 더해서 김 원내대표는 남극 쪽에 있는 섬으로 위리안치(圍籬安置·죄인을 귀양 보내 울타리를 친 집에 가두는 형벌) 하도록 하겠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김 대표는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후에도 이 대표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당권주자였던 지난해 12월에도 이 대표에게 “새해에는 제발 ‘거짓말하기’, ‘프레임 씌우기’를 그만하라”며 “본인이 자초한 사법리스크, 전 정권 인사들의 각종 범죄혐의에 대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수사에 대해 ‘폭력적 정치보복’이라며 프레임을 씌우려는 시도는 또 다른 ‘선동정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최근 김 대표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다시금 들고 나온 것도 여야 관계 악화를 예고한다. 민주당은 지난달 24일 김 대표의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 차익’ 의혹을 파헤치겠다며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단장에는 김 대표와 적대 관계인 황운하 의원이 임명됐다. 황 의원은 김 대표가 관련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하명 수사’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진상조사단은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된 사안이다. 최고위원회의 의장이 당대표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대표가 김 대표의 ‘부동산 투기 의혹’ 공세 선봉장을 자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가 지난 9일 사망하면서 당장 양당 대표 회동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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