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에 "응급실 찾아달라"··· 구급대 요청 2배 이상 늘었다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9-04 16: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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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구급대 환자 4차례 재이송' 17건 달해
추석 연휴기간 '응급실 뺑뺑이' 사태 심화 우려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올해 2월부터 최근까지 119 구급상황관리센터에 "병원을 찾아달라"는 구급대들의 요청이 지난 2023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월~8월25일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이송병원 선정 건수는 총 11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19건 대비 1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업무별 비중에서 '이송 병원 선정'의 비중은 4.1%로, 지난 2023년 같은 기간의 1.8%와 비교해 두 배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게 소방청의 설명이다.

'대국민 병·의원 안내'도 같은 기간 41.8%에서 44%로 2.2%포인트 높아졌다.

구급상황관리센터는 구급대 요청 시 환자의 중증도를 판단해 '중증·응급환자'는 권역응급의료센터나 대형병원으로, '경증·비응급환자'는 지역 응급의료기관이나 인근 병의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병원을 선정하는 업무를 한다.

기존에는 구급대에서 직접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구급대에서 직접 응급처치를 하며 병원을 찾기에는 업무 부담이 너무 커 소방청은 지난 2월부터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역할을 강화해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소방청에서 받은 구급대 재이송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10일까지 구급대가 환자를 네 차례 재이송한 사례는 17건이나 된다.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았는데도 지난 2023년(16건)과 2022년(10건) 기록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19 신고가 급증해 이러한 사태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20∼2022년 3년간 추석 연휴 전국에서 들어온 119 신고 건수는 일평균 4만2731건이었다.

한편 올해 2월부터 지난 8월25일까지 119 구급대의 출동 건수 및 이송 건수, 이송 인원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다소 감소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출동 건수는 총 6만5005건으로, 전년 6만7443건 대비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송 건수는 3만8473건에서 3만5278건으로, 이송 인원은 10만5916건에서 10만283건으로 각 8.3%, 5.3% 감소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정부에서 경증 환자들에 대한 응급실 이용 자제를 적극적으로 홍보한 덕분에 출동 건수 및 이송 인원이 줄었다"고 밝혔다.

이번 통계를 함께 발굴한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은 "정부는 응급의료 현장의 심각성을 낮게 판단하고 있지만, 구급 대원들과 소방당국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통계로 드러났다"며 "구급대원들과 소방당국의 업무부담을 줄일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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