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서 ‘천상의 선율’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1-10-11 15: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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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검 소리빛…
마술같은 손놀림, 아름다운 선율, 섬세한 소리….

검찰청이라는 딱딱하고 경직된 조직사회와는 웬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크로마하프 하나로 세상의 따뜻한 빛을 전하는 사람들, 서울지검 소리빛크로마하프 동호회.

이들은 매주 금요일 점심시간이면 식사도 거른채 청사 지하 2층에 마련된 작은 방에서 찬양연습에 몰두한다.

“이 소리좀 들어보세요. 마치 천상에서 내려온 화음 같지 않아요.”

마치 요술을 부리는 듯한 손놀림으로 직접 크로마하프를 켜며 연주시범을 보이는 회원들의 눈빛이 유난히 반짝거린다.

지난 97년 신우회에서 함께 성경공부를 하던 서울지검 여직원들이 의기투합해 결성한 소리빛크로마동호회는 직장동료라는 점외에도 같은신앙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결속력이 강하다.

“크로마하프는 하나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셋이, 셋보다는 여러개가 모였을 때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냅니다.”

매월 둘째주 화요일 신우예배는 그동안 갈고 닦았던 기량을 마음껏 뽐내는 시간. 검찰청 업무의 특성상 다소 감성이 메마르기 쉬운 직원들도 이들의 아름다운 찬양연주를 들으면서 그동안 잃었던 사춘기 감성을 되찾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하프란 악기를 어렵고 낯설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크로마하프는 비전공자라도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악기입니다.”

회원중 최고참이자 실질적인 안살림을 맡고 있는 ‘왕언니’ 김명애씨(46·외사과)는 하프를 접하게 되면서 인생의 즐거움을 알았다며 가정과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말끔히 사라졌다고 흡족해한다.

동호회는 비록 5명밖에 안되는 인원이지만 정기 신우예배 외에도 남부지청 축복대성회(2000, 12), 법원 신우회 연합예배(2000, 12), 서초교회 직장인을 위한 예배(2001, 7) 등 자신들의 연주를 필요로 하는 곳에는 어디든 달려간다.

특히 회원들은 지난 추석연휴때 새문안교회 주최, ‘베트남근로자를 위한 연합성회’에 참가해 찬양연주를 했던 기억을 떠올릴때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기쁨을 느낀다. 크로마하프란 악기 하나로 선교의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의 포부도 광대해졌다. 앞으로는 선교에 필요한 연주라면 해외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갈 생각.

이와 함께 동호회는 오는 12월 6일 열리는 검찰신우회연합예배때 선보일 크로마하프찬양 연습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김양연기자 yangyoun@seoul-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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