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신체적 장애를 갖고 있는 김씨 부부는 도봉구 사회복지관에서 처음으로 컴퓨터를 배웠다.
그러나 집에 컴퓨터가 없는 이들 부부는 사회복지관에서 배운 컴퓨터 학습을 복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집 근처에 있는 동사무소의 인터넷방에서 할 수 밖에 없었다.
한씨는 남편이 밀어주는 휠체어에 의지해 어렵게 인터넷방 찾아 복지관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며 인터넷 항해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휠체어를 밀고 있는 김씨 역시 어릴 때 구루병을 앓아 보행이 힘들 정도로 불편하다.
이런 김씨부부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본 사람이 있었다. 창2동사무소의 행정팀장 이용식씨(49)는 “중증 장애를 가진 김씨가 추운 겨울 아내를 위해 휠체어를 밀고 동사무소에 들어서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고 토로한다.
그런 이팀장은 김씨 부부에게 컴퓨터를 구해 주기로 하고 기증자를 수소문했다. 그러던중 ‘따뜻한 겨울보내기 사업’의 일환으로 도봉구 재활용품 홍보전시관(대표 장수창)에서 가전제품을 불우 이웃에게 기증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 팀장은 컴퓨터를 신청, 김씨 부부가 컴퓨터를 기증 받도록 해주었다.
꿈에만 그리던 컴퓨터를 갖게 된 김씨부부는 “주위의 많은 분들이 신경써 주셔서 동사무소까지 가는 고생을 덜게 됐다”며 “우리도 컴퓨터를 빨리 배워 남들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기뻐했다.
부인 한씨는 “친철하게도 재활용품 홍보관 직원들이 설치까지 해주고 동사무소에서 는 회선 사용료까지 지원해준다고 하니 너무 기쁘다”고 남편을 거들었다.
이들 부부의 이같은 소감을 들은 이 팀장은 “이들 부부는 정부에서 지급하는 생활보조금으로 어려운 생활하고 있으나 정상인보다 부부의 사랑이 두터워 보인다”며 “이들 부부가 더욱 도움이 필요하다”고 안쓰런 마음을 토로한다.
한편 동 자치위원회에서 이들 부부를 위해 인터넷 전용선을 설치해주고 비용을 부담해 주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창2동 주민들의 훈훈한 이웃사랑이 막바지 겨울 추위를 녹이고 있는 것만 같다.
/안순혁기자 ash@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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