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힘들여 모아온 유물들을 박물관측에 서도 기쁘게 받아줘 더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가 기증한 유물은 신사임당의 작품으로 알려진 포도그림 8폭 짜리 병풍을 비롯해 조선시대 서화 37점, 청화백자 등 도자기 50 점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유물과 우계 성혼(1535∼1598·조선 선조때의 문신), 구봉 송익필(1534∼1599)의 서예 작품 등 90여 점은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또 물소뿔로 만든 비녀와 상아홀 등 민속품 18점은 재료와 모양이 특이해 관계자들 의 눈길을 끌었다.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돈이 궁할 때 팔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더군요”라며 농담을 건네는 그는 고려대 법대 재학시절부터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졸업한 후에는 취미인 낚시를 즐기러 전국을 돌아다니다 다시 골 동품 수집에 빠져들게 됐다. 낚시를 하겠다며 낚시가방을 메고 여행을 떠났다가 부여, 공주 등지를 떠돌며 유물만 구입해서 돌 아온 적도 있었다.
그는 “담백하고 거짓이 없는 이조분청사기 사발 한 점이 공직생 활을 하는 사람에겐 큰 가르침을 주는 것만 같아 특히 애착이 간 다”면서 “이 사발의 모습과 닮은 서민의 질퍽한 삶을 이해해야 제대로 된 공무원”이라며 후배들에게 남기는 한마디도 잊지 않 았다.
지난 65년 최말단인 9급 서기보로 시작해 공무원의 최고위직인 1 급에까지 오른 그는 오는 6월말 37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정년퇴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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