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51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4-22 18: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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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선관위 홍보과장 정병운 D-51!
이 표기는 월드컵 개막식 예고일이 아니라 선관위 청사앞에 있는 “지방선거일 예고표지판”의 내용이다. 오늘도 묵묵히 버티고 서서 우리 직원 모두의 마음에 의무와 부담감을 짐 지우고 있다. 이제 51일 남았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면 앞으로 전개될 선거현장이 어떠할지 걱정·근심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아직 본선에 진출할 출전선수 선발전을 치르고 있는 중인데도 들려오는 소식은 파행, 불복, 궤도이탈 등이 심심치않다.

다년간 선거현장의 한복판에서 수많은 일들을 겪은 바 있는 필자로서는 다가오는 선거가 부담으로 자리하는 것이 사실임을 실토하지 아니할 수 없다. 주변 지인들로부터 들려오는 이야기나 언론매체의 보도정황을 살펴볼 때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과장님! 예선에서도 이럴진대, 본선에서는 더하겠죠? 공명선거가 될까요?”라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왠지 답답하고 소화불량증에 걸린 환자처럼 되어 버리곤 한다. 대사를 앞둔 주인공이나 큰 경기를 앞둔 출전선수처럼 말이다.

우리는 보통 선거에 있어 3요소로 정당·후보자, 선관위 그리고 일반국민을 지칭하기도 한다. 정당·후보자는 출전선수요, 선관위는 심판이며 일반국민은 관전자로 볼 수도 있겠다. 그러면 이 3요소중 정말로 우리의 선거풍토를 염려하고 걱정하는 부류는 누구일까? 모두 다 일까, 아니면 누구일까? 그러나, 결코 현실은 모두가 걱정·염려하고 있는 것 같지가 않다. 필자의 단견인지는 모르겠으나…

비근한 예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종종 스포츠현장에서 심판의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무례하게 행동하는 선수들을 볼 때가 있다. 그때 관전자인 관중은 심판의 판정에 수긍하며 성원을 보내기보다는 이름있는 스타의 불복종이나 항의에 심판의 정당성은 뒤로한 채 그들의 해프닝이나 쇼맨쉽에 이끌려 그 행위를 즐긴 경험이 누구든지 몇 번쯤은 있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마찬가지로 선거과정에서도 “선관위”의 선거관리에 대한 노력이나 “NGO”의 공명선거 캠페인 등에는 무관심한 반면, 정당 및 후보자와 관련된 落穗나 身邊雜記에만 관심을 가졌던 경우는 없었는지 한 번 묻고싶다.

민주주의의 최고 덕목은 “참여”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래서 참여민주주의라는 말이 생긴 듯도 싶다. 이제 우리는 “선거”를 강 건너 불 보듯이 나의 일이 아닌양 보는 방관자적 자세(Outsider)를 버릴 때가 온 것 같다.

선거는 누구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이요, 우리 자신의 대표를 뽑는 일임을 다시 한번 자각해야 될 것이다. 잘못된 대표자의 선택에 따른 책임은 모두 우리 자신에게 되돌아가게 되기 때문인 것이다.

“관심을 갖자 그리고 참여하자!”비록 현실적인 불만과 그간 선거제도 자체에 대한 기대와 충족정도가 미달되었었다 하더라도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속에 희망찬 내일을 선택하는 지혜로움도 필요하지 않을까 사료된다. 선거제도와 관련하여 적절한 비유가 될지 어떨지 모르겠으나 우리속담에 “미운 놈에게 떡하나 더 준다”라는 말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참여는 최고의 가치요 미덕인 것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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