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2세 황제는 얼굴에 노골적으로 불쾌한 빛을 나타내면서 그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하찮은 농민병의 봉기를 자기에 대한 반역이라고 한말이 귀에 거슬렸기 때문이다. 그러자 진나라를 도망가려고 기회만 노리던 손숙통이란 자가 나서서 이렇게 말했다.
“대신들의 말은 잘못입니다. 지금은 천하가 황제 폐하 발아래 고개 숙이는 통일국가 시대입니다. 더구나 영명하신 폐하 밑에 법령이 골고루 포고되어 사람들은 저마다 편안하게 직업에 종사하면서 진나라를 섬기고 있습니다. 반역하는 자가 나타날 리가 없습니다. 그들은 말할 정도의 것이 못됩니다(不足懸齒牙). 한낱 도적의 무리에 불과할 뿐입니다. 곧 지방 군사들이 그자를 잡아 처단할 것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2세 황제는 그의 말에 만족해하면서 숙손통에게 비단 20벌과 옷 한 벌을 하사하면서 대신으로 승진시켰다. 그리고 오히려 진승을 반역자라고 말한 사람들을 모조리 처벌해 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농민군은 도적떼가 아니고 분명히 진나라에 반기를 든 반역자들이었다. 결국 진나라는 우여곡절 끝에 멸망의 길을 걷게 되고 말았다. 이것이 고사성어 부족현치아(不足懸齒牙)의 어원이다.
자리가 높아질수록 자신에게 바른말하는 사람을 귀찮아하고 오히려 아부하는 사람을 가까이 두려는 경향을 보이기 십상이다. 그러나 결과는 그리 좋지 않다.
최근 모신문에 ‘근무시간 음주, 화투 성행’이라는 큼직한 제목의 기사가 난 것을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마치 구로구 직원들이 큰 범죄를 저지르는 것처럼 오해를 유발하려는 인상을 받게 해 정말 불쾌하다는 것이 공무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사실 ‘기자실 폐쇄’에 대한 불만이 그런 기사로 나왔다는 공무원들의 주장은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 왜냐하면 구로구 공무원직장협의회에서 구로구청 기자실을 폐쇄한 직후에 이런 기사가 나왔기 때문이다. 물론 모 신문사 입장에서는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라고 항변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그 신문에서 비판 기사를 쓴 전례가 거의 없다는 면에서 그 말을 과연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전임 구청장은 그 신문을 제법 많은 예산을 들여가면서 계도지로 구입해 주고 있었다. 전임 구청장 측근은 우리 신문에 대해서는 “비판 기사를 너무 많이 써서 계도지 구입은 안된다”고 답변했었다.
우리는 차제에 이런 잘못된 관행들이 바로 잡히기를 바란다. 구청 공무원들로 하여금 선택권을 주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계도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체장이 모든 권한을 쥐고 있으면 계도지가 아니라 아부지를 양산할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단체장은 듣기 싫더라도 옳은 말은 들을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지자체가 발전하고 지역사회가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단체장은 겸허히 비판지를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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