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에 한 부자가 살고 있었다. 오랜 장마가 계속되자 수해로 인해 결국 그 웅장하던 담장이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이 때에 부잣집 아들과 이웃에 살고 있는 한 청년이 그 부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 빨리 담장을 수리하지 않으면 도둑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정말로 도둑이 들어 귀하고 값비싼 물건들을 모두 훔쳐가고 말았다.
이 때에 부자가 아들에게 “넌 정말 선견지명(先見之明)이 있구나”하고 칭찬을 했다. 그러면 같은 충고를 한 이웃 청년에게도 칭찬의 말을 했을까. 아니다. 오히려 “그 놈이 아무래도 수상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도둑이 들 것을 알았단 말인가.”하고 의심을 했다.
이처럼 같은 충고를 했더라도 선입견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는 ‘선견지명’이라고 칭찬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에게는 ‘도둑 같다’고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다.
도무지 인간의 마음이란 믿을 것이 못된다. 이럴 때 쓰는 고사성어가 바로 의심암귀(疑心暗鬼)이다. 자기 마음 속에 의심스러운 것이 있으면 그 마음에서 여러 가지 무서운 생각이 솟아 나온다는 뜻이 여기에 담겨 있다.
열자의 ‘설부편’에도 이와 유사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어떤 사람의 집 뜰에 오동나무가 말라죽어 있었다. 이를 본 이웃이 “말라죽은 나무는 재수가 없다고 하는데…”하면서 지나가는 투로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주인은 곧바로 오동나무를 베어 버렸다. 그 모습을 본 이웃은 기왕 자른 나무니 땔감으로 쓰도록 자신에게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주인이 이렇게 말했다.
“자기 집 땔감으로 쓰려고 나를 속여 오동나무를 자르게 했구려. 같은 이웃에 살면서 어떻게 그런 음흉한 짓을 한단 말이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옳을까. 이웃이 정말 음흉한 생각을 했다면 그런 비난을 들어도 싸지만 만일 친절한 충고를 했는데, 그런 의심을 받는다면 얼마나 속이 상하겠는가.
지금 ‘병풍(兵風)’과 관련,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서로 주고받는 말을 보면 ‘의심암귀(疑心暗鬼)’와 너무도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번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의심스러운 법이다. 21일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이 민주당을 향해 “언젠가는 병적기록부가 변조됐다고 그렇게 외치더니 갑자기 말을 바꿔 병적 기록부가 바꿔치기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요지의 논평을 냈다.
그러자 민주당은 이용범 부대변인은 “바꿔치기도 됐고, 변조도 됐다”며 맞받아 쳤다.
현재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뚜렷한 근거 없이 ‘병풍’을 대통령선거의 호재로 활용하기 위해 의혹을 계속 부풀리고 있다며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병풍’의 진실을 감추기 위해 계속 물타기를 시도한다며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계속될지 이 나라 정치판이 참으로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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